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re] 안창홍 화백 '제 그림 뗍니다'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14. 14:27

안창홍과 김용대 관장과의 이른바 `씨팔노마 사건`은 일단락 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런 일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미술인 회의가 여론에 밀려 공개 질의서를 보내는 것으로 체면 치례하고 말 것으로 예상 되기도 하고  또 본 사건이 김용대 관장을 당장 끌어내리기엔 미술인회의와 부산시립 미술관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대책위원회도 김용대 관장의 말대로 작품에 손상없이 떼기만 했을 뿐 작품 철거를  빌미로 한 어떤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증거 불충분한 소문 이라 하드레도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김용대 관장은 인간 말짜인게 틀림 없지만 어떠하겠는가. 미술판에  김 관장 정도의 고위직에 몹쓸 것들이 한 둘이 아니라 하니 김 관장만 잡고 흔드는 것도 가련한 일이다.

안창홍은 용감했고 훌륭했다. 이런 불의에 맞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아펙회의가 어떤 회의 인가를 안창홍님이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펙회의 개최 축하 행사 중 하나로 마련된 전시에 참여한 안창홍님이 이회의를 지지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다만 왜 2만여 부산시민이 아펙회의 개최를 반대하기 위해서 거리로 나섰는지를 헤아려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거리로 나선 2만여 시민은 단순한 2만명이 아니라 그 몇십배의 엄청난 숫자일 수도 있다. 그들의  눈으로 이 사건을 본다면 모습이 어떨까?  김관장 목만 죽으라 흔들어 대며 동네방네 떠드는게 좀은 한심스럽게 보이지는 않았을까?  
이번 일이 그냥 넘어 가기에는 좀 거시기 했겠지만 그림 떼는 일이 아펙회의를 반대한다거나 했으면 좀 폼 났을 것이다.  기분을 돌리시고 미술관 넘어 남천동 바다 건너편에 있는 아펙회의장도 한번 보시기를 바랍니다.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