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1980년대 가짜 시인
□제목:1980년대 가짜 시인
□시인:이하인
□날짜:1987
□출처: 황제의 문학(1993년)
1980년대 가짜 시인
아버지 쓸개를 먹은 아들이 미쳤다.
결혼 빚을 갚기 위해 아이를 유괴한 신랑이
사형 당하고 벽에서 기어 나온 암세포
이혼을 요구한다. 어머니는 사과궤짝 위에
죽은 자식인 생선을 팔고 도적 고양이가
잠시 후 홀랑 먹었다
딸은 호텔에서 육순사장의 무른 성기를 빨고
국회의사당엔 백년 묵은 지네를 먹은 벙어리
기막히게 안보연설을 하고, 오락실에는 아이를 먹은 백-동전
사막의 바람처럼 일렁이다 그 일당 중 하나가
총을 훔쳐 은행을 멋있게 털었다.
고무줄처럼 당겨지는 초미니 보지를 가진 여자를 사귀기 위해서
남자는 거지지갑을 보며 울상을 짓고
저녁상에 올라온 콩나물 대가리
독사처럼 빛나며 싸구려 뱃속을 헤엄치면
뽑아진 멸치머리 기분 나빠 눈을 감는다
벽에 걸린 그림의 물고기를 다 먹은 아내는
노란 염소를 해가 넘기 전에 다섯 마리나 낳았다
해-꼬리가 빌딩 벽에 유방을 들어 젖먹일 때
타이피스트 같은 편집부 교정원이 시를 쑨다
매일마다 멀건 죽을 쑤는 가짜 시인은
'記事와 시를 안 쓰는 건 말도 안 돼' 라고 누군가 항문을 열고
똥이 된 비싼 저녁을 다 끄집어 간다.
아내를 잃어버린 식탁엔 검은 거울을 잘게 부순 활자
한 그릇, 모래에 정액을 흘러 입양아를 낳았다
씨-팔, 그림자를 구속시킨 대법정엔
아들의 뱃속에 든 아버지 쓸개를 꺼내느라 배를 갈랐다.
아! 뱃속에서 느닷없이 쏟아지는 찬란한 지느러미의
인간물고기
죽어 가는 물고기 떼, 거지같은 詩人
5.16 쿠데타 정효료수 /
5.16쿠데타로 성공한 박정희 군사정권은 이 땅에 엄청난 환경호르몬을 생산해 버렸다.
그 결과는 친일잔재와 보수 수구 꼴통들의 세상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박근혜가 대구 경북의 얼굴로 착각하는
저 칙칙한 사고는 아카시아 뿌리처럼 촌 것들의 뇌에 깊게 박혀 있다.
그 결과로 민족개혁의 시기는 놓쳐 버렸고
이 나라는 영원히 일친세력과 보수 수구의 왕국이 되어 버렸다.
거지같은 사고의 미술그림들
빌빌 거리는 "좋은 생각"의 글토막
기독교는 민족사의 머리에 환경호르몬을 왕창 쏟아 놓고
하나님이란 너무도 황당한 연탄재같은 우상을 내세워
우리의 창조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