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투표한 당신, 6월까지 떠나라?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17. 22:22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지방선거란 지방자치법에 따라 주민들이 해당 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선거만 치르고 떠나라는 통보를 한다면 주민들은 어떤 심정이 들까? 자기 지역의 주민대표를 뽑지만, 정작 지역 자체가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치단체 국방부 5.31 선거하고 6월까지 떠나라?

  

  국방부와 평택시는 지난 11일 팽성읍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에게 보낸 통지문을 통해 6월 말까지 이주를 완료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8월말까지 시설기반공사를 완료해 2008년까지 미군기지를 이전시키겠다는 한미 당국간 협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평택시는 5.31 지방선거는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이미 6월말까지 이주해 줄 것을 전달한 바 있다"고 전제하고 "지방선거는 주민등록법상 주소지가 있으면 선거권이 있으니 선거는 정상적으로 진행 된다"고 밝혔다.

  

  '선거는 지역주민의 대표를 뽑는 것인데 이주하라고 하면서 선거는 하라는 것은 모순 아니냐'는 질문에 평택시 관계자는 "선거를 하든 안하든 그건 주민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평택시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가 파악한 대추리 주민은 3월말 기준 530명이며 이중 유권자는 297명이다. 도두2리는 주민 339명 중 유권자는 176명이다.

 
  


 선관위는 5월12일부터 선거인명부를 작성해 5월24일에는 확정 지을 것이며 투표소는 예년과 같이 근내리 마을회관과 서부다목적회관에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의원 출마자들 "보상 많이 받으면..."

  

  그렇다면 대추리와 도두2리에서 출마하는 기초의원 후보들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민중의소리>가 확인한 결과 민주노동당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이주는) 어쩔수 없으니 충분한 보상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추리와 도두2리가 속한 팽성읍은 평택시 3선거구와 라선거구다.

  

  우선 여당인 열린우리당 오명근 후보는 "국책사업인 만큼 당연히 해야겠지만 이주 대책이나 사후 보상을 잘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김준배 후보도 "시의원들이야 주민들 입장에 설 수 밖에 없지 않냐"며 "정부는 틀에 박힌 법 테두리 안에서 해결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지속적인 생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구일 후보는 "우리지역 일을 외부에 밝힐 수 없다"며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간섭하지 마라"고 독특한 답변을 내놓았다.

  

  반면 '미군기지 확장, 국제화지구 전면재검토'를 슬로건으로 든 민주노동당 문종식 후보는 "주민들은 보상도 필요 없으니 내 땅에서 평화롭게 농사를 짓겠다는 것"이라며 "평택미군기지 이전은 민족의 생존권과 연관지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평택 발전은 주민들 내쫒고 기지화로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시의원이 된다면 지역주민들과 연대해 시의 반대 입장을 견인해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