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제목:산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강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18. 23:42

▣제목:산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강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시인:정효료수
▣날짜:
▣출처:

산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대라는 산이

꽃피면 꽃피는 대로
꽃지면 꽃지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대라는 산이

봄 오면 봄 오는 대로
갈[秋]가면 갈 가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대라는 연륜이

물 흐르면 물 흐르는 대로
물 고이면 물 고이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대라는 삶이

가까이도 멀지도 않은
물거울처럼 아른아른
내 삶을 비추어. 저만큼 내가 있음을
초월도 우울도 아닌
안분자족의 등불 밑에
촛농처럼 고운 벗 그림자가 있어 좋아라

바람같이 오고 바람같이 갈 지라
하지(夏至)처럼 오고 동지(冬至)처럼 갈 지라
그리운 추억들
내 삶을 비추어, 벗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대라는 산이
꽃피면 꽃피는 대로
꽃지면 꽃지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대라는 산이

강이 저만큼 있어 좋아라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님이라는 강이

강물이 넘칠 때는 넘치는 대로
강물이 마를 때는 마르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님이라는 강이

소식 오면 소식 오는 대로
소식 가면 소식 가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님이라는 향기가

꽃 피면 꽃 피는 대로
꽃 지면 꽃 지는 대로
저만큼 사랑있어 좋아라. 그님이라는 추억이

가까이도 멀지도 않은
내 영혼에 아른아른
내 삶을 비추어. 저만큼 그님 있음을
과거도 현재도 아닌
미래의 내 자화상일런지도 모를
요람처럼 포근한 그님 그림자가 있어 좋아라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님이라는 강이
강물이 넘칠 때는 넘치는 대로
강물이 마를 때는 마르는 대로
저만큼 있어 좋아라. 그님이라는 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