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굴레-<평택 대추리에서>★
★이 시는 평택 대추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군기지 확창을 질타하는 시이다.
문학저널 5월호 이 "시인을 말한다"에 집중조명 된 시가운데 한편이다.★
평화의 굴레
시. 강 행 원
황새울에 부는 바람
평화라는 굴레에 매몰된
대추리 도두1, 2리 사람들
전생에 무슨 과보가
양키들과 얽혀 있었나.
가꾸던 땅을 두 번씩이나
미군기지 확장에
빼앗겨야 하는 수난을 겪네.
그들의 외로운 싸움은
바위에 달걀치기
온몸을 던져 막은 흔적은
그대로 깃발이 되어
평화를 노래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날마다
모여들어 깃발을 흔든다네.
양키들 물러가라고.
빼앗기고 황새울에
다시 가꾼 들판
목숨 걸고 지키려 해도
국가가 땅을 내주라고 하기에
국가를 원망 하며 울부짖네.
이제는
어이하냐고
어이하냐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속국 아닌 속국으로
공고하다는 한미공조는
평화도 평등도 아닌 힘의 굴레
그 증거는
평화를 지키는 과중한 분담금과
그리고 소파 법이라네.
견제할 자가 없는 양키들
거대 힘의 일방적 강제는
세계평화에 재앙일 뿐
그 우국들은 식민이
무색하리.
무색하리.
촌부들은 말한다.
미안하다 내 몸뚱이여
지키다 쓰러져
식어버린 체온이
한 점
한 점
저 바람에 흩어져 사라지고
대를 이어 살아온
삶의 흔적조차 사라지고
아무것도
아무것도
남기지 말아야 하느냐고
우리에겐 거듭날 이승이
남아있지 않다고
더는 버틸 수가 없다고
통곡한다.
양키들이 접수하여 뒤엎고 나면
대도리 사람들의 고향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철조망 긴 담과 지뢰밭이 될 들녘
그 공중에는 많은 뇌관들이
숨어서 떠다닐 것이다.
아- 저 빈들의
꺼져가는 숨인 듯
새떼들 먼 하늘에 가물가물
돌아본 답사길 원망스럽네.
밤낮없이 미군헬기만 떠다닐 테니
평화가 이런 것인가.
평화가 이런 것이여…
2006년 4월 7일
황새울 : 대추리 도두1, 2리 사람들이 가꾸던 들녘 이름
대도리 : 대추리 도두1, 2리를 줄여서 합성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