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올해의 예술상' 제도개선 심포지엄 개최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7. 01:47
"투명성 보장위해 심사과정 공개해야"
 '올해의 예술상' 제도개선 심포지엄 개최

'올해의 예술상'의 제도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이 지난 25일(금) 2시 대학로 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제정된 '올해의 예술상'은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예술의 창작활성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국민 문화향수권을 높이기 위해 제정되었다. 그러나 급하게 상이 제정된 탓에 준비 부족으로 선정방법과 축제운영의 미숙함 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또한 무용분야 수상자인 홍승엽 씨가 비디오 심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수상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바 있다.

이에 문예진흥원은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지난해의 성과를 평가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심포지엄은 전통예술, 독립예술, 연극, 미술, 문학, 무용, 음악 등 7개 분야에 걸쳐 각 분야의 소위원회 회의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별로 2명의 토론자들이 나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쟁점은 주로 ▲수상자 확대 ▲상 명칭 ▲심사제도 ▲심사위원 추천, 심의, 결정 문제 ▲심의기간 ▲축제로서 올해의 예술상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수상작 개수'에 있어서는 "5개 정도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고 각 장르별 자율성을 둔다"는 의견에 대부분의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동의했다. 특히 문학분야 토론자로 나선 박철화(중앙대 교수)는 "상금액이 너무 많아 복권적 성격이 강하다"면서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상이 돌아가야 진정한 축제의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의 명칭'에 있어서도 최우수작, 우수작 등의 명칭은 상의 서열화를 가져오게 할 수 있으므로 다른 명칭을 붙일 것에 대다수가 동의했다. 그러나 "1개의 최우수작에 해당되는 상을 제정해 당해연도의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여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실보다는 득이 많다 "는 의견과 "예술적 성취도를 서열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한편, 작품상 외에 개인상(혹은 단체)상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사방식'은 예심과 본심으로 나뉘어 심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대신 심사의 효율성과 상호연관성을 위해 "예심에 참가한 심사위원중 일부가 본심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제시도기도 했다. 그러나 민의식(한예종 교수)은 이에 대해 "상호연관성과 효율성은 예심의 검토 보고서로도 충분히 대치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심사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토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심사과정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사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토론자들은 연령대별 구성과 평론가, 기자, 향유자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할 것을 주장했다.

'심의기간'에 있어서는 공연과 작품발표가 가을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해 대체적으로 '10월까지 발표된 작품'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전통예술 = 발제자로 나선 윤중강(국악평론가)은 "심사위원 상호간에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기 어려웠다"고 운을 뗀 뒤, "시상을 '전통성'에 무게중심을 둬야 할지, '올해의 예술상'이라는 취지에 맞춰 해당연도의 경향 혹은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품을 주어야할지 의견이 팽팽했다"고 밝혔다. 또한 "2개의 상이 예술인(단체)에게 시상할 것"과 "공연예술비평상을 제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현경채(음악평론가)는 "사업 목적과 내용의 적합성이 무엇인지 사전에 원칙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전통예술의 경우 실험적 창작이 우선인지 계승이 우선인지, 대중성인지 예술성인지, 기초예술에 대한 격려인지, 흥행성을 입증한 작품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독립예술 = 강헌(한국대중음악연구소장)은 "시상대상 및 상금의 확대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단 상금의 경우 "집단 창작일 때 상금의 수혜가 스텝들에게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상금의 분배 및 용처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제출하고 심사위원단의 승인을 걸쳐 집행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인 이규석(서울프린지네트워크 대표)은 수상 명칭을 "독립예술에서 독립/다원예술분야"로 바꿀 것을 제안하면서 독립예술분야의 심의기준에 대해서는 "독립예술분야 창작활동의 특성상 '해당 예술 분야 기여도 및 파급효과, 예술작품의 실험적·창의적 완성도' 등의 차별적인 심의기준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등(라이브클럽연대 대표)의 경우 "심사평가를 실명으로 공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연극 = 발제를 맡은 안치운(호서대 교수)은 발제문을 통해 "상은 주는 사람 윤리 뿐만 아니라, 받는 사람의 윤리도 고려해야 한다"며 또한 "상은 객관성과 편견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연극분야 토론자로 나선 양기찬(수원대 교수)과 손정우(경기대 교수)는 모두 연극계의 '한솥밥 정신'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러한 정신이 "심사결과에 대한 끊임없는 잡음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술 = 윤진섭(호남대 교수)은 발제를 통해 올해의 예술상이 "사전연구 없이 급박하게 진행되어 심사위원들의 많은 노력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며 "상금 액수가 너무 커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성훈(미술가)은 올해의 예술상이 "문화예술 소외계층에 얼마나 문화향수의 기회를 주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 뒤 상금 액수 또한 "한 사람에게 전시기획비를 포함하여 1억 1천만원에서 2억 1천만원까지의 상금은 도무지 현실감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학 = 발제자인 이광호(서울예대 교수)는 "각 작품에 대한 심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심의대상은 단행본만을 심사의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장르 안배에 있어서는 "장르에 대한 안배는 따로 하지 않고, 다만 아동문학의 경우 여러 가지 소외된 부문이 있어 아동문학 장르 한 작품을 안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요일(한국시인협회사무국 팀장)은 "심사위원은 매년 새로 선정해야 한다"고 말한 뒤 "올해의 예술상을 녹화중계 하는 등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용 = 발제자로 나선 성기숙(무용평론가)은 심사 원칙에 대해 "예술계에서 보편적으로 준용되는 예술적 완성도, 작품의 독창성, 안무능력에 중점을 두는 심사 원칙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전통춤이나 신무용과 같이 창조성보다는 재현적 요소가 강한 작품인 경우는 전통예술 부문으로 유도하여 심사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데레사(현대무용가)는 "심사 결과를 당일 행사장에서 발표하고 페스티벌 식의 행사 진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음악 = 전정임(충남대학교 교수)은 "올해의 예술상의 지역 편중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경선'을 통한 심의 방식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기금을 받은 공연이나 지방문화재단의 추천 작품을 심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석렬(음악평론가)은 올해의 예술상 부문에 "'올해의 작품'에 1개의 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 강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