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100년≫(2부) 개최 - 한국현대미술 반세기, 그 감동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다 날짜 : 2006.05.24
국립현대미술관(관장: 金潤洙)은 한국근대미술을 다루었던 지난해 제1부에 이어 1950년대 중반에서 현재까지의 한국현대미술 반세기를 되짚어보는 대규모 기획전 ≪한국미술100년≫(2부)을 과천 본관 기획전시실 전관에서 오는 6월2일부터 9월1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 흐름을 바탕으로 하되, “전통·인간·예술·현실”이라는 주제를 통하여 한국현대미술에 면면히 이어져오는 주제의식을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사의 종합판이라고 할 정도로 각 시기와 경향을 대표하는 작품 300여점이 대거 전시되어, 당대의 작가들이 공유했던 문제의식과 창작의 과정을 시대별로 확인하는 한편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복합성의 뿌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한국현대미술사의 중요한 자료들을 통하여 당대의 사회·문화적 현상과 호응하는 미술현장의 생생한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 전시의 의미와 주제 -
1. 전시의 의미
≪한국미술 100년≫(2부)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제1부에 이은 후속전시이다. 지난 전시가 20세기 초입부터 6.25전쟁까지의 ‘근대’ 시기를 다루었다면, 제2부는 그 이후의 시기 - 전쟁 직후에서 20세기 후반을 가로지르는 ‘현대’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동시대 현대미술 현장에서 만나는 풍부하고 다양한 - 종종 난해한 - 양상들을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그 역사적 뿌리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아무리 유아독존처럼 보이는 작가와 작품도 ‘거인의 어깨 위에 선 난장이’처럼 근본적으로는 지난 세대들이 개척해 놓은 현대미술의 지평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문화사적 맥락을 포함하여 한국현대미술 반세기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는 ≪한국미술 100년≫(2부)은 한국현대미술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가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막상 접근하기는 어려웠던 많은 이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2. 전시주제
‘정체성(identity)’의 개념은 ≪한국미술 100년≫(2부)을 포괄하는 하나의 주제이다. 이것만큼 한국현대미술 반세기에 걸쳐 다양한 층위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개념도 흔치 않다. 때로는 실존적인 존재의 물음의 형태로, 때로는 지역적·문화적·역사적 특수성에 대한 탐구로, 때로는 민족적 자긍심과 주체성의 표현으로, 때로는 현대미술의 존재론적 위상에 관한 질문으로, 실로 다양하게 등장하는 ‘정체성’은 한국현대미술의 현장에서 특수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지닌 개념이다.
격동으로 점철된 한국현대사를 몸소 겪어낸 한국인들에게 ‘나는, 아니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단지 수사학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의 당위성을 찾아내려는 눈물겨운 투쟁이었다. 당연히 한국현대미술의 현장에서도 ‘정체성’의 문제는 원죄(原罪)처럼 부담스러우면서도 좀처럼 실마리를 풀기 힘들었던 화두(話頭)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20세기 내내 다양한 층위에서 다양한 각도로 추구되었던 ‘정체성’의 개념을 1.전통, 2.인간, 3.예술, 4.현실 4가지 범주로 다시 세분하여 살펴본다.
3. 특기사항
ㅇ 전시기간 중 미술관 진입로 주변에는 작가 이승택의 붉은 천 설치작업이 선보인다. 바람에 나부끼는 붉은 천 자락은 주술적인 전통과 현대적 실험정신이 조합된 작가 특유의 작품세계를 대변한다. 1969년 발표 당시 커다란 주목을 끌었고, 이승택의 대표작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설치’라는 한계로 인해 실제로 보기는 매우 힘들었던 것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ㅇ 미술관 주현관 앞에는 높이가 4미터가 넘는 대형무덤을 소재로 한 육근병의 <풍경을 위한 눈>이 재연된다. 이 작품은 1992년 ≪카셀 도큐멘타≫에 출품되어 대단한 국제적 관심을 모은 바 있으며, 무덤 윗부분에 설치된 비디오를 통해 우리를 내려다보는 큰 눈은 마치 삶과 죽음, 그 거대한 윤회의 수레바퀴를 명상하라고 종용하는 듯 하다.
ㅇ 전시장 진입복도에는 신학철의 <한국현대사-갑돌이와 갑순이>(2002)가 전시된다. 높이 2미터, 길이 20미터가 넘는 이 대형회화작품은 작가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조합해 놓아서, 그 자체로 마치 거대한 생명체인 듯 꿈틀거린다. 현대미술의 시대사적 의미를 묻는 ≪한국미술100년≫의 전시주제와 절묘하게 호응하는 대작이다.
ㅇ 미술관 중앙홀에는 이불의 <히드라-모뉴먼트>(1998)가 전시된다. 갖가지 보석과 장신구로 치장한 작가 자신의 모습이 높이 6미터의 대형 애드벌룬에 인쇄된 채 한껏 부풀어 있다. 관람객들이 수동 송풍기로 끊임없이 바람을 넣어주어야 지탱되는 이 작품을 통하여 작가는 여성과 신체, 강인함 속에 숨은 나약함, 허구와 진실 등의 인간적 속성들을 웅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ㅇ 이불 작품의 맞은편에는 최병수의 대형 걸개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1987)가 걸려있다. 1987년 6월 항쟁을 대변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서 80년대 현장미술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그림은 높이 9m, 폭 6m 50cm에 이르는 대작으로서 가쁘게 달려온 한국현대사의 아픔이 절절히 새겨져 있다.
ㅇ 중앙홀의 벽면과 중앙에는 ≪다큐멘터리 : 한국 현대미술, 그 격동의 현장≫이 전시된다. 1969년 김지하가 초안을 작성했던 ‘현실동인’ 선언문, 70년대 일일이 철필로 등사하여 돌려보았던 이우환의 ''만남의 현상학 서설’ 스터디 북, 70년대 당시 젊은 세대들의 실험적 미술운동이 기록된 도록들, 80년대 소그룹 미술운동의 기록 등 희귀한 현대미술관련 사료들이 현대사 연표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전시된다.
ㅇ 80년대 후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되면서,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내·외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킨 신학철의 <한국근대사-모내기>(1987), 대표적인 민중미술가 오윤의 대표작 <통일대원도>(1985, 349×138cm)가 전시되는 등 그간 만나기 힘들었던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다.
ㅇ 출품된 300여점의 작품 거의 대부분에 작품설명이 첨부되어, 매일 개최되는 정기 전시설명회, 부대행사 작가와의 만남, 특별 자료열람코너 등과 함께 일반 관람객들의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친절히 보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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