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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미술대전 지원금 중단에 대한 건의서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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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한미국미술대전 지원금 중단에 대한 건의서</b>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목적에는 “훌륭한 예술이 우리 모두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으로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모든 이가 창조의 기쁨을 공유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리게 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지원이 매년 진행되고 있다고 사료되는 분야가 없지 않기로 본 미술인노조는 회의를 거쳐 아래와 같은 사례를 지적함과 동시에 그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오니, 지원목적에 부합여부를 검토하여 그 처리결과를 조속히 회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한 가지는 다름이 아니라 귀 위원회(전 문화예술진흥원부터)가 매년 지원해 오고 있는 한국미술협회 주최 대한민국미술대전이 그것입니다. 이미 전국 언론에 널리 보도되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심각한 미술대전 비리사태와 관련하여 지원 기관으로서 책임감을 저버리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귀 위원회로서는 그 공모전 사업은 직접 주최/주관한 것이 아니고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했을 뿐이니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고 강변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훌륭한 예술’은 훌륭한 작가의 생산품임에도 불구하고 귀 위원회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미술대전의 금전과 권력으로 얼룩진 조직적인 부정의 뒷거래를 보면서 유감스럽게도 많은 선의의 미술인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결과를 초래한 것을 부인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는 2005년 8월 26일 예술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을 위해 대폭 보완한 윤리헌장, 윤리강령, 행동강령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민전으로 출범한 미술대전을 귀 위원회의 전신인 문예진흥원이 주최해 오다가 89년부터 미협으로 그 주최권이 이관되면서 문예진흥기금 지원만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껏 “미협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잡음은 오랫동안 곪아온 상처가 터진 것에 불과하다”거나 “미술대전 비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일 뿐이다”고 하는 말들을 귀 위원회만 듣지 못하였다면 어불성설일 줄 믿습니다. 이처럼 이번이 처음도 아닌 여러 차례 구속사태가 발생,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음에도 아무런 시정요구조차 없이 비전이라고는 조급도 없는 낙후된 행사에 수십 년을 한결같이 지원해 왔다는 것은 윤리강녕을 떠나 예술행정의 상식으로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라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국고를 민간예술단체와 예술가들에게 지원하는 기구입니다. 그럼에도 설립목적의 ‘우리 모두의 삶을 변화시키기는 힘’과 ‘창조의 기쁨을 공유하는 가치 있는 삶’은커녕 국민에게 혐오감을 주고 선량한 많은 미술가들이 비리의 의심을 받게 만든 결과를 초래한 미술대전에 귀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미협의 구조적 부조리를 방관하고 미술대전의 비리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줄로 압니다. 국가기관의 지원사업에 따른 관리감독과 정산의 절차를 따져본다면 그간 관행처럼 저질러 온 미협 주최의 미술대전에 더 이상 무책임한 지원은 반성과 더불어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과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정당한 지원을 위해서도 차제에 충분한 검토로 비리의 온상이 된 미술대전 같은 행사에 지원을 다시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되리라 믿습니다. 지원을 기다리는 얼마든지 좋은 미술행사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귀 위원회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그간 미술대전 지원이유에 대해서도 답변을 바랍니다.

                                     2007. 5. 31    
        
                   민주노총공공노조 전국미술인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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