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설 10주년을 맞이하는 제5회 광주비엔날레(9월10-11월13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비엔날레'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타 비엔날레와 구분되는 고품격의 전시구성과 대중성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통 `프리미엄' 안통해
대부분의 미술전문가들은 광주 비엔날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탄생된 선발주자인데다 10년의 역사를 통해 역량과 내실을 다져온 `프리미엄'이 있는 만큼 광주의 정체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마스터 플랜을 수립, 부산비엔날레(8월21-10월31일), 2004 미디어시티 서울(12월15-2005년 2월6일) 등 후발 비엔날레들의 견제를 뿌리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10일 후면 개막되는 제5회 광주비엔날레의 성공여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국립 현대미술관의 정준모 학예실장은 “광주비엔날레가 성공사례로 부각되면서 부산비엔날레와 미디어시티 서울이라는 유사 비엔날레가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비엔날레 붐에 대한 비판론은 차치하고라도) 불가피하게 선의의 경쟁을 벌이게 됐다”며 “설악산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건을 제주도에서도 살 수 있다면 관광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없듯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흐름을 생생히 보여주는 `현대미술제전'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정준모 학예실장의 충고는 올해 광주비엔날레가 `싫든 좋든' 부산비엔날레와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이 지난 21일 개막돼 광주비엔날레의 기간과 겹치는 오는 10월31일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제1회 부산비엔날레가 부산 아시아게임과 연계해 9월15-11월22일까지 열린 반면 4회 광주비엔날레는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개최시기를 3월29-6월29일로 조정, 정면전을 피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비슷한 시기에 `잔치'를 함께 치르게 된 것이다.
게다가 1회 부산비엔날레(무료관람인 바다미술제·조각프로젝트와 유료인 현대미술전으로 구성)는 4회 광주비엔날레 예산(84억6천만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1억3천여만원에도 불구, 관람객 171만명(유료관객 11만명)을 유치했었다. 이에 비해 제1회 때 164만명을 유치했던 광주비엔날레는 해가 갈수록 관람객이 감소(2회 92만명, 3회 61만명)하면서 지난 4회 때에는 대회기간을 종전 65일에서 90일로 연장했음에도 55만6천623명(유료 31만9천733명)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산비엔날레가 위협적인 것은 부산이라는 도시가 지니고 있는 유·무형의 `잠재력'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관광인프라는 물론 인구·경제규모 등에서 광주보다 유리한 외형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부산은 인근 경상남·북도등의 인구를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1천500만명의 시장규모를 거느리고 있다는 게 광주비엔날레 재단의 계산이다. 특히 명실공히 세계적인 영화제로 부상한 부산국제영화제(10월7-15일)라는 막강한 문화상품을 바탕으로 미술과 영화의 접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의 박만우 큐레이터는 “광주비엔날레와 유사한 미술행사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비엔날레는 부산의 특성과 상품성을 극대화한 컨셉으로 꾸몄다”며 “앞으로 부산비엔날레는 영화와 미술을 연계시키는 방안에 포커스를 맞춰 차별성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올해를 `정통 비엔날레'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분수령으로 삼는다는 계획. 이같은 배경에서 재단은 전시주제를 `먼지 한 톨 물 한방울'로 정하고 창설 1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의 연륜에 걸맞게 비엔날레 사상 최초로 `참여관객제'를 표방, 그 어느해보다도 의욕적인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관객제'는 말 그대로 관람객들이 작가선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들이 원하는 작가를 `뽑는' 것으로,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돼온 광주 비엔날레의 정체성과 대중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시도한 야심찬 프로젝트.
아시아 `대표'행사로 비상해야
광주비엔날레 이용우 예술총감독은 “이번 참여관객제는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미술 이벤트로 거듭나려는 광주비엔날레의 장기비전의 일환이다”며 “광주비엔날레가 유사한 성격의 부산비엔날레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시구성 뿐 아니라 축제, 수익사업 등 질적 수준을 높여 베니스, 카셀 도큐멘터 등과 같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행사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비엔날레 이원일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담당)는 “일부 미술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광주, 부산, 미디어 시티 서울 등 유사한 성격의 비엔날레가 3개나 존재해야 하는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며 “각 지자체들도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경쟁심리에서 탈피, 지자체의 역량과 특성에 맞는 미술, 영화, 공연 등의 행사를 특화시켜 정체성과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일보/박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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