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된 북한 '고구려 고분군'
2004년 7월 1일 중국 소주(쑤저우)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제28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에서 신청한 '고구려 수도, 귀족과 왕족의 무덤'을 동시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하였다.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북한 고구려 고분들은 유네스코의 유물 보존을 위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동시에 6년마다 유네스코에 정기이행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올해에 앞서 2003년에도 북한은 같은 내용을 신청한 바 있었는데, 그때에는 ICOMOS(국제기념물 유적협의회) 평가보고서에서 등재가 보류되었다. 그래서 올해 등재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중국 정부가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시도한 고구려 유물·유적 유네스코 등록에 중국만 받아들여지고 북한의 신청이 다시 보류되었다면 고구려 역사에 대해 국제적인 입지가 좁아질 뻔 했다. 둘째는 남한의 문화재청이 북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힘을 보탰다는 점이다. 올해 남한의 대표단은 중국에서 북한측 대표단과 자리를 함께 하며 각국 대표자들을 상대로 북한 문화유산 등재 지지를 요청하는 활동을 벌였다. 또한 ICOMOS-KOREA(국제기념물 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는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에 대한 수준 높은 자료를 각국 대표에게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다. 셋째로는 북한 유물이 유네스코에 등재됨으로써 핵문제로 인해 국제적으로 고립되었던 북한의 입지가 향상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정치로 막힌 외교를 문화를 뚫어낸 셈인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북한 지도자들은 역사유물과 유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단지 많은 유물·유적들을 훼손 없이 보존하기 위한 재정적·기술적 토대가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북한의 조선중악역사박물관은 소장품에 대한 도록(圖錄) 하나 변변한 것이 없다. 물론 고구려고분벽화를 위해 문화재청이 유네스코를 통해 2000년부터 매년 10만불씩 지원하고는 있지만 그런 정도로 북한의 문화재 보존·보호에 실효가 있을 지는 의문스러운 일이다. 또한 유네스코를 통한 우회 지원 방법도 재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향후 북한 문화재 보존과 수리에 남한의 문화재청과 문화재연구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할 실정이다. 문화재는 남북한의 체제나 이념과는 아무 상관없는 역사의 산물인 만큼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의 규모와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동안 남북문화교류에 적잖은 침체도 있었지만 이번 중국에서 열린 제2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감동하였듯이 앞으로 남북 문화재 교류가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 중국에서 등록한 고구려 유물·유적에 대한 자료는 입수하지 못하였지만 ICOMOS-KOREA에서 유네스코 위원회에게 제출한 북한 '고구려 고분군' 슬라이드 필름을 독자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00여년 전 동아시아를 지배하던 고구려가 남긴 거대한 고분과 고분벽화는 장대한 스케일이 우선 특징이다. 그 고분벽화 속에는 고대 고구려인의 넘치는 기상과 지배자로서의 삶과 우주관이 담긴 훌륭한 문화유산인 것이다. 고구려의 무덤은 중국 퉁구지역과 북한에 걸쳐 총 13000여 기나 되며, 그중 벽화가 있는 무덤은 퉁구지역에 20여 기, 북한측에 70여 기가 된다. 그중 대표적인 고군벽화는 대략 16여 기가 되며 몇 번의 연재를 통해 면밀히 소개한다. 그 소개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처음으로 안악3호분, 동명왕릉, 안악1호분, 덕흥리고분, 약수리 고분, 용강대묘의 최근 사진과 설명이다. 그 다음으로는 쌍영총, 수산리고분, 안악2호분, 덕화리1호분, 덕화리2호분이며 연재 마지막에는 호남리사신총, 진파리4호분, 진파리1호분, 강서대묘, 강서중묘까지이다. 먼저 여섯 기의 고구려 고분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번 연재를 통해 독자들께 상세히 소개되는 고구려 고분 사진은 유네스코 자료집을 맡은 예맥출판사(대표 유성웅)에서 자료협조를 해주었다. 지면을 통해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짧은 연재를 통해 북한, 중국 '고구려 고분군'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동시 등재가 반쯤은 고구려를 지킨 것인지 아니면 반을 빼앗긴 것인지에 대한 고민해보고자 한다. |
2004/07/03 오전 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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