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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10년~2019년대 자료

적폐청산, 블랙리스트 관련 범죄 청산에 대한 민족미술인협회의 입장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7. 13.

성명서

 

적폐청산, 블랙리스트 관련 범죄 청산에 대한

민족미술인협회의 입장

 

 

문화예술인 9473, 우리는 아직도 블랙리스트다.

 

 

 

지난 해 6 19, 시인 도종환은 대한민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하던 날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에서 배제하고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일을 했던 분들에게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하지만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취임사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우리 문화예술인 9473명은 아직도 블랙리스트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블랙리스트 범죄에 관연한 공무원 26명에 대한 수사의뢰와 105명에 대한 징계를 의뢰하면서 책임규명을 요구했지만, 정작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시행한 문체부 직원 중 중계를 받은 직원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 문화예술인 9473명은 아직도 블랙리스트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지난 11개월동안 활동하며 261페이지에 이르는 권고안을 법리적 검토를 거쳐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12명에 대해서만 주의를 주겠다는 것은 적폐청산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아직 우리 문화예술인 9473명은 블랙리스트일 수 밖에 없다.

 

국가조직을 동원하여 헌법을 위반한 국가적 범죄를 그 어느 누구도 바로잡지 않고 책임규명을 하지 않겠다면, 국정과제 1호로 적폐청산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그 이전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에 합당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달라진 것이 없다면, 만일 블랙리스트 관련 범죄에 대한 적폐청산의 의지가 없다면,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은 촛불 혁명이 이룩해 놓은 우리의 새역사에 한줌의 오점이 되지 않도록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요구한다.

 

우리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9473명은 같이 촛불을 든 시민들과 함께, 권력자가 시키는대로 하지 않을 영혼이 있는 공무원과 함께, 촛불혁명이 이룩한 새역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다시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

 

블랙리스트 관련 범죄는 과연 제대로 적폐가 청산되었는가?”

 

우리는 아직 촛불을 내려 놓을 수 없다. 우리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9473명은 촛불 혁명으로 이룩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인으로 살고 싶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시민으로서, 영혼이 있는 공무원과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하는 촛불혁명이 이룩한 새역사가 충분히 수긍할만한 책임규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정과제 1호가 적폐청산인 문재인 정부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2018. 9. 28.

) 민족미술인협회

 

 

 

 

 

 

 

 

 

 

 

 

 

 

 

 

 

민족미술인협회에서

다시 쓴 키플링의 시 만일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에게 보냅니다.

 

- 1년 전, 도종환 장관의 취임사에 나온 주옥같은 어록(분홍색 글씨)들을 보태어 재구성했습니다.

 

 

만일

 

 

만일 우리가 26명을 수사 의뢰하고 105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 했을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수 있으려면,

만일 블랙리스트를 만든 범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

문화예술계가 문체부를 신뢰하도록 만들겠다면,

 

만일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면,

또한 조직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쇄신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거짓이 물러가고 영혼의 촛불은 밝고 환하게 드러나야 하며,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않을 수 있다면,

국정농단에 관여한 문화행정에도 책임을 묻겠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명령을 내리겠다,

 

만일 생명력과 생동하는 힘이 푸르게 분출하는 문체부를 만들겠다,

또한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기를 바란다,

그 생각이 진정 당신의 취임사였다면,

 

그리고 만일 장관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 두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당신의 취임사대로 행해서 바보들이 당신을 욕하더라도

 

당신은 그것을 참고 들을 용기가 있었다면,

그리고 만일 당신이 전생애를 바쳐 쓰고, 말해 온 것들을 지켰다면

문화예술인들의 기쁨의 자리, 자랑의 자리가 되었을 것을.

 

한 번쯤은 당신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는 취임사의 결기로 용기를 내었더라면,

그래서 대한민국 문화예술이 다시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찾고,

그러면서도 촛불혁명이 당신에게 준 적페청산이라는 과제를

 

장관의 소임이 끝나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당신의 가슴과 어깨와 머리가 일념으로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일을 했던 분들에게 책임을 묻고

강한 의지로 적폐청산의 의지로 나아갈 수 있었더라면,

 

만일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을 기억해 당신의 신념을 지키고,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과 걸으며 상식을 지키고,

문화예술계의 미래를 꿈꾸고자 했다면,

 

문화예술계 모두가 당신을 믿고,

우리들로 하여금

당신을 존중하여 문체부에 기대를 걸고,

 

그리고 당신이 키플링의 시 만일을 낭독했던 그 순간을 기억했다면,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라고 했던 그 날을 기억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촛불은 절망으로 꺼지지 않았을 것을.

 

우리는 비로소 꺼진 당신의 촛불을 보며

우리와 함께 적폐청산을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

적폐가 되어가는 당신을 보며 다시 우리는 촛불을 들고자 한다.

 

 

 

2018. 9. 28.

) 민족미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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