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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1990년~1999년대 자료

「대한민국미술대전」/신뢰성 흔들린다/「월간미술」 운영비리 폭로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7.

「대한민국미술대전」/신뢰성 흔들린다/「월간미술」 운영비리 폭로


세계일보 1999. 11. 12
◎특선작가 70% 심사위원과 “각별”/“학연­정실심사 고질화” 비난높아

화가지망생들의 「과거시험」으로 통하는 대한민국미술대전.최고 권위의 신인공모전이자
의욕적인 작가성장의 마당이 되어야할 이 「미전」은 과연 그 신뢰와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가장 공평하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할
대한민국미술대전이 파벌과 정실,학맥과 인맥으로 뒤엉킨 심사비리의 현장이며
미술계 부패온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국내 미술전문 권위지인 「월간미술」(11월호)은
「미술대전 심사,해도 너무 한다」제하의 특집기사를 통해
현행 미술대전 운영상의 비리는 물론 심사위원­특선작가와의 함수관계 등을 소상히 공개했다.

심사위원­특선작가의 연관관계 조사결과 86년(5회)부터 올가을(13회 2부)까지
특선한 작가 1백73명중(한국화) 70%에 해당하는 1백20명이 미술대전 심사위원(운영위원 포함)들과 「각별한 사이」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각별한 사이」는 구체적으로 학교시절의 은사였거나 같은 지역출신의 선­후배,미술모임의 동호인 관계등을 지칭한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은 1949년부터 시작돼 지난81년 30회로 마감된 「국전」의 후신.
심사기준­결과등을 놓고 말썽이 너무 많아 82년이후 관전형태로 유지돼 왔으나
86년부터는 민간자율기구(한국미술협회)로 넘어와 현재는 민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술대전의 꽃인 특선권에 들기 위해서는
보통 60∼70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하며 공모전 수상경력자는 호당가격 상승,

대학강단 진출등으로 위상이 달라지는 게 우리 화단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처럼 화가지망생들의 「미술고시」인 미술대전이 심사위원에 따라
「자기사람 끌어안기」식의 편향적 심사여서 믿을 수가 없다는 조사결과의 지적이다.

홍익대의 S모교수는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있을때
제자들을 특선권에 들어 앉혔대서 「학연정실교수」의 표본으로 「월간미술」은 지목했다.

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아들과 딸을 특선시킨 미대 교수들도 그 이름이 공개됐다.

홍익대 H모교수의 경우.자신이 심사위원으로 있던 93년 가을(12회 2부)미술대전때
자신의 딸인 H모양이 특선했고,운영위원으로 있던 올해 가을(13회 2부)에는 한국화 부문의 최고상인 우수상을 따냈다.

심사위원 당시 아들이 특상을 받은 경우는 86년 원광대 미대학장이던 N모교수.
당시 아들 N모씨는 특선을 해 따가운 시선을 받은 적이 있었다.

실제로 86정94년 미술대전 대상,우수상 입상자를 학교별로 보면
홍익대(대학원 포함)가 전체 16명중 9명(56%)으로 가장 많고 서울대 이화여대 2명,중앙대 세종대 영남대가 각1명씩이다.

미술대전 관련심사위원도 전체 1백25명중 홍익대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이화여대(10명) 서울대(8명) 성신여대 동국대(각5명) 원광대 세종대 동덕여대(각3명) 영남대(1명)순이다.

이같은 고질적인 대한민국미술대전의 비리문제를 두고
미술평론가 이구열씨는 『공모전이 계속 정실심사로 휘말린다면 폐지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도 『갈라먹기식 심사때문에 국전이 폐지됐는데 과거 악습이 미술대전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개탄한다.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는 「대한민국미술대전」의 실상이
이럴때 50여개가 넘는 전국 각지역의 대­소공모전은 어떻겠느냐는 미술계의 우려가 팽배해 지고 있다.

<이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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