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선정한 미국의 팝아트 작가 클라에스 올덴버그의 청계천 조형물 ‘스프링’의 설치에 반대하는 미술인들이 항의 퍼포먼스를 편다고 밝혔다.
19일 올덴버그의 조형물 선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해온 미술인들의 모임인 ‘청계광장 공공미술 대책위원회’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조형물이 들어설 청계광장에서 퍼포먼스 팀 ‘디알로그’가 ‘벌거벗은 임금님과 그 일당들’이라는 제목으로 퍼포먼스를 한다고 밝혔다.
‘디알로그’는 김수지, 박희정, 류현희, 이은미, 정수 씨 등 여성 퍼포먼스 작가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팀원 중 1명이 살구색 타이즈와 상의를 입어 벌거벗은 임금님을 상징하고, 나머지 4명은 양복차림에 닭 탈을 쓰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후반에는 임금에게 왕관을 씌우고 망토를 입히며 갖고 있던 명품을 건네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열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이번 퍼포먼스는 권력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명품이 제일인 줄 아는 몰지각한 인물들을 풍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퍼포먼스는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청계천 거리를 지나 삼선교까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로 시작되는 가수 이용 씨의 노래 ‘서울’, “종이 울리네 꽃이 피네”로 시작되는 가수 혜은이 씨의 ‘서울찬가’등이 배경 음악으로 사용된다.
이어 대책위는 24일 오후 2시, 종로구 관훈동 민예총 문예아카데미에서 ‘도시공간과 공동체 디자인으로서의 공공예술(올덴버그의 ‘스프링’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디자인 평론가 최범 씨, 미술기획자 박삼철 씨, 시각문화비평가 류제홍 씨 등이 참가한다고 대책위는 전해왔다.
이들은 또 인터넷에 카페(http://cafe.naver.com/cgpublic.cafe)를 개설하고 ‘내가 만약 청계천 작가라면’, ‘올덴버그의 스프링 한마디’ 등의 코너를 통해 서울시민들의 자발적인 글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월 22일 서울시는 청계광장 공공미술작품 시안을 공개하고, 그 제작 착수 계획을 밝혔다. 이후 작가선정과정과 작품에 있어 반민주적∙반문화적 독재 논란이 분분하다.
인터넷 설문조사(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에서 참여자 2194명 중 2106명(96%)이 반대했고 단 4%(88명)만이 찬성한 작품을, 서울시는 창작 예술품이라는 이유로 단 한 번의 공개적인 토론 없이 제 1후보 추천 작가의 작품 시안을 받아보고 향후 관련 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과정을 선택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러한 선정과정은 미술인들이 공공미술작품으로 받아들이도록 수긍할 수 있는 손톱만큼의 여지도 주고 있지 않다는 게 이들 대책위의 입장이다.
선정과정 뿐만 아니라 작품 또한 청계천 복원의 역사적 의미와 도시 생태적 가치, 동시대의 시대정신에 대한 배려가 어떻게 반영되어있는지에 대해서도 이들은 회의적이다.
인도양 조개모양의 조형물과 얼핏 보면 마치 태국 등 남방 불교국가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뾰족한 첨탑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자 다시금 다슬기 모양으로 바꾼 서울시의 태도만 보더라도 그들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볼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조형물은 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 배진환 교수팀에 제작이 의뢰돼 이미 상당히 진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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