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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대추리 임옥상 작품에 관한 정태춘의 생각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20.

배인석 님, 수고하십니다.
민미협 사이트에서 대추리의 임옥상 작품에 관한 약간의 오해들이 있어서
글을 올려보려 했더니 잘 안되더군요, 이걸 좀
대신 올려 주십시오.


제목; 대추리 임옥상 작품에 관한 정태춘의 생각

본문;대추리에 보내주신 임옥상 님의 작품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작품을 보내주신 임옥상 님께 감사드립니다.
작품 보관과 관련한 경위는 이렇습니다.
그 작품의 메시지로 보아 마을 안에 세워 두기보다는 미군기지 안을 향해서,
미군들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기지 철조망 옆에 높이 세워 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적당한 집의 옥상을 골라 두었었습니다.
그런데, 작품이 오던 날
그 집 옥상까지 중장비 차량의 접근이 힘들고
또, 그 집이 마을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고
(처음 물색 당시 대책위 담당자와 함께 했었지만)
그곳에의 설치를 포기하고 일단 학교 운동장 한 켠에 세워 두게 되었습니다.
(물론, 5월 4일에 공권력의 학교 침탈과 파괴 당시에도 무사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민미협의 현장전이 열리는 동안
대추리에 들어와서 작업 중인 이윤엽(판화가) 씨와 제가 새로운 장소를 물색했고,
좌대로 쓸 철판들도 봐 두었고,
그리고, 민미협의 현장전 담당자들에게 작품의 설치도 부탁을 드렸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해
여태 그 자리에 서 있게 된 것입니다.
작품이 들어올 당시에
"2006' 들이 운다 / 대추리 현장예술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 ."의 총연출자였던 저로서
임 선생님께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속히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 이야기인데요,
그곳에 자주 들러 문예인들의 현장예술 활동에 관해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저로서는
그 작품에 관한 호 불호의 의견을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말을 들었는지는 몰라도
현장에서 이루어졌거나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작품 활동들에 관해서
더러 이런 저런 주민들의 의견이 없지 않았으나
그 작품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들은 바 없습니다.
대책위 관계자들에게는 "기지를 향하게 배치할 것"이라는 이미 걸 알려놨었구요.

아무튼,
임옥상 님의 예술 외적 행보가 어떠하든 간에 그 작품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문제에 개입하고, 대추리에서 평화를 지향하는 현장예술제에 참여했던
우리 200여 예술가들의 입장을 잘 담고 있는 작품으로서
거기 수 백 점의 다른 문예작품들과 함께 이후엔 보다 충실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을 해내기 위한 현장 위원회가 최근에 류연복(위원장), 김준기 님 등을 중심으로 <평화예술마을 대추리 조성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바 있습니다.)

내친 김에 한 말씀 추가합니다.
최병수 님도 대추리에 들어와 오랫동안 머물며 좋은 작픔들을 남겨 놓았고
일단 쉬러 여수로 내려갔습니다.
최병수 님께도 깊이 감사드리고,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민미협 집행부와 회원여러분께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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