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왜 대한민국 미술계를 식민 상태로 만들려 하는가?
- 바르토무 마리(Bartomeu Mari)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대한 우리의 입장
지난 2015년 12월 2일, 문화체육부 김종덕 장관은 차기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바르토무 마리(Bartomeu Mari,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관장)’로 임명할 것임을 공표하였다. 이에 우리 대한민국의 다수 미술인은 그 임명결정에 대해 치미는 분노와 치욕을 삭일 수 없음으로, 그 처사에 대해 부득이 다음과 같이 엄중 항의하는 우리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론의 여지없이 한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국립기관이다. 하여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 대한민국의 유구한 전통과 정신문화가 함축되고 발현됨을 목적으로 할 대표적인 국가기관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대표적 국가기관의 수장은 마땅히 그러한 민족 고유의 역사성과 정신성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그만한 소양과 인격을 갖춘 인물이 맡아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누가 이해하더라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직분을 경쟁과 승리를 위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우와 같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외국인으로 선임하는 경우는 스포츠게임의 효율과 기능성만을 위해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경우와 전혀 같지도 않고 걸맞지도 않다. 문화의 선진화나 세계화는 한 전문가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만약 우리의 미술을 동북아시아 문화정신의 발로로 삼기위해 중국과 일본과 같은 주변국미술인을 국가대표미술관 관장으로 선임했음을 가정해 보자! 그걸 우리 국민과 전체 미술인들이 용납할 수 있겠는가? 핵심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외국인에게 맡기는 문제 이전에 있다. 보다 중요한 본질문제는 세계미술문화를 선도하겠다는 핑계로 우리미술문화의 자존과 긍지의 책임을 정부기관만이 갖겠다는 오만한 관료적 발상에 있는 것이다.
문화는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한 개인이 지닌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숭고하게 여기는 내면적인 정신문화의 감정이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미술가들은 그 문화적 자존심을 기치로 높은 문화적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기관이 그 문화적 자존심을 높이기보다는 반대로 미술문화의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아무리 탁월한 외국전문가라도 이질적인 정신문화의 비탕에서, 더구나 직접적인 언어소통이 어려운 상태에서 타국의 정신문화를 위해 어떤 이해와 헌신성을 기대할 수 있는가?
미리부터 우려한 현실이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의 선임에 앞서 많은 미술가들은 ‘바르토무 마리(Bartomeu Mari)'의 전력을 들어, 그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임명하는 부당함과 그의 부적격함을 수많은 성명과 의견을 통해 제기하고 지적한 바 있었다. 그러나 김종덕 문화체육부장관은 그 의견과 뜻을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했다. 여기서 우리는 새삼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체 미술인들의 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우리 미술인을 제치고, 굳이 ‘바르토무 마리(Bartomeu Mari)'를 임명한 저의가 무엇인가? 행여 상호 소통이 힘든 외국인을 관장으로 앉혀 꼭두각시로 역할하게 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의 실질적인 운영 전반을 문체부가 좌지우지하려는 뜻이 있지 않는가? 그렇지 않고는 어떻게 실질적인 미술계의 여론을 그렇게 여지없이 무시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에 결행된 ‘바르토무 마리(Bartomeu Mari)'씨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임명 사건은 우리의 미술사와 모든 미술인들에게 참으로 비참하고 서글픈 치욕스러운 결정인 것이다. 뒤늦었지만 그 부당한 결정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우리 미술계 입장에서 그토록 무책임하게 결과지은 문화체육부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의 모든 미술인들은 어느 누구 없이 참담해할 수밖에 없다. 진정 우리 미술문화는 유구한 정신성과 자생력을 포기하고 식민화되어야 마땅한 것인가? 왜 우리는 우리의 영혼과 정신을 수입해야 하는가?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임명 사건에 즈음해 우리 미술계 대표들은 분노를 넘은 간절한 애정으로 다음사항을 강력히 요구한다. 결국 우리 미술문화는 우리의 것이기 때문이다.
-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은 당장 국립현대미술관의 바르토무 마리(Bartomeu Mari)관장의 임명을 취소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적임자로 재선임하라!
- 그 일의 결과로 김종덕 장관은 국민과 미술인들에게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잘못된 임명의 처사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라!
- 문화체육부는 향후 미술계 뿐 아니라 문화의 창조적 발전을 위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 국한되지 않는 편협한 관료적 행정을 즉시 중단하라!
- 문화체육부는 자율성과 열린 문화정신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미술인들과 소통하고 그 기회를 보장하라!
2015년 12월 9일
(사)민족미술인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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