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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참세상, “참사가 아니라 ‘학살’이다”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2. 1.

“참사가 아니라 ‘학살’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정부를 심판하자


이정호 기자  / 2009년04월30일 5시03분



▲  용산 살인진압 100일 추모제가 29일 저녁 서울역에서 열렸다.  


백기완 선생은 용산 살인진압 100일을 맞은 추모제에서 “용산‘참사’라고 하는데 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은 분명 용산‘학살’이다. 이명박 정권은 도덕적으로 죽었다. 생명이 없는 정권이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권의 장례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짧은 추모사를 대신했다.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29일 저녁 7시 서울역에서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교단체와 함께 용산 살인진압 100일 추모제를 1천5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개최했다.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4대 종단의 종교인들과 함께 100일 추모제를 서울시청 앞에서 개최하려했는데 경찰이 전경버스로 진입 자체를 막아 서울역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  유족들이 영정을 앞세우고 서울역으로 행진해 들어오고 있다.


이날 추모제는 저녁 7시15분께 무용가 김미선씨의 살풀이 춤으로 문을 열어 밤 10시까지 진행됐다. 백기완 선생의 추모사에 이어 저녁 7시50분부터 전국불교실천승가회 가석, 효진 스님의 불교 천도의식을 시작으로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의 순으로 추모의식이 열렸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문정현 신부는 “용산에서 피살당한 고 이상림 할아버지의 아들 이충연씨(전철연)는 지금 감옥에 있다. 검찰 논리대로 하면 이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소리다. 나는 어제까지 딱 한달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미사를 집전했다. 시민들도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 하자. 우선 남일당으로 나와 분향소를 방문해달라”고 호소했다.


▲  1984년 전방부대 근무중 의문사한 고 허원근 일병의 아버지 허영춘씨도 추모제에 참가했다.(아래 가운데) 2002년 국방부 특별조사단장으로 이 사건을 재수사해 자살로 결론내렸던 정수성씨는 이날 밤 경주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이 됐다.


배은심 범대위 공동대표는 “100일이 지나도록 장례도 못 치르는 그 마음을 나는 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나는 안다”며 살인진압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추도사를 읽어 나갔다. 고 양회성 열사의 부인 김영덕씨와 고 이성수 열사의 부인 권명숙씨가 나와 유가족 호소문을 읽었다. 유족들은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을 죽인 경찰은 당신의 영정마저 짓밟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추모제는 이날 밤 10시께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노래와 시민들의 헌화를 끝으로 마무리했다.


앞서 범대위는 이날 용산 살인진압 100일을 맞아 참사현장에서 100인 농성단과 함께 낮 12시 추모식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현수막에 색칠하기, 추모글 남기기, 풍물패의 길놀이, 민미협 작가들과 함께하는 퍼포먼스 등 다양한 문화행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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