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동숭동 프로젝트 - 720
“예술행정의 실패가 예술의 죽음은 아니다”
예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예술인회관건립사업이 방치된 지도 7년이 되어갑니다. 한국의 새 정책은 미래를 문화의 세기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창조적 에너지만이 유일한 한국의 희망이라고까지 입을 모으는 마당입니다. 예술이 사회발전의 추동력이 되어야한다는데 이견이 없는 줄로 압니다.
그러나 한국의 예술현실은 창조적발전소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정작 한국사회의 종합적인 발전을 견인해야할 예술계내부는 몹시 황폐해져 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은 지금도 창작을 둘러싸고 실존적인 고통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귀중한 문화예산은 콘크리트더미에서 썩고 있습니다. 예술인회관건립사업의 실패는 비단 해당 건물의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고 예술행정 전반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예술이 세상을 바꾸기에 앞서 예술계와 예술행정이 먼저 바뀌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9월 2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큰 포부를 가지고 출범했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새로움을 준비하는 지금이야말로 예술계의 해묵은 숙제를 함께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과거 관주도의 행정에서 민간주도의 예술지원시스템에 걸맞게 투명하고 책임성있게 해나가야 합니다. 사사로운 이익관계나 눈앞의 어려움만 피하는 것 보다는 통 큰 마음으로 예술인회관문제를 바라보아야 하며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때 입니다. 잘잘못을 따지고 시시비비를 하자면 끝도 없을뿐더러 종국에는 상처만 더욱 깊어질 뿐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책임을 떠밀고 미루는 안일함을 털고 나서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는 대승적인 자세가 모두에게 필요한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문광부는 행정부로서 과거의 해묵은 관행이 낳은 오류를 기본적으로는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지금까지 관행처럼 혜택을 받아오던 예술단체도 달라진 현실을 직시하여, 보다 현실적인 판단과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없던 명분도 생기고 현실적인 수습도 가능해집니다. 문화예술계에서 이 문제를 대승적인 견지에서 풀고자할 때 더 이상 과거가 현재를 지배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예술본연의 창조적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국회, 문광부, 문화예술위원회, 예총, 예술가, 시민사회단체 등이 하나의 테이블로 모일 것을 제안합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비록 예술행정은 실패했지만 예술은 살아있다”는 생각으로 한국의 예술가들에게 목동예술인회관 정상화의 특별한 계기마련을 위한
“720시간 멈추지 않는 예술”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예술계의 큰 상처를 치유하고, 창조적 에너지가 모이면,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2005년 10월 3일
오아시스 동숭동 프로젝트 예술가 일동
'민미협 아카이빙 > 2000년~2009년대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소속 빈 공간의 예술적 재탄생을 환영하며 (0) | 2020.11.13 |
---|---|
생명평화운동 월례포럼: 사발모임2 안내 (0) | 2020.11.13 |
사진의 르네상스가 도래하는가 ? ...10월호 (0) | 2020.11.13 |
故 구본주 2주기 추모 묘소 참배 (0) | 2020.11.13 |
▣ 가슴에 묻어야 할 또 하나의 아름다운 별 (0) | 2020.11.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