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올덴버그 ‘SPRING' 밀어붙이기를 중지하고 문화적 공론화에 임하라!
청계광장 공공미술작품 선정과정의 반민주적․반문화적 독재에 대해 문화예술계가 거듭 된 비판과 충고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22일 청계광장 공공미술작품을 미국작가 올덴버그 작품 ‘Spring'의 시안을 공개하고 제작 착수 계획을 밝혔다.
이날 시안 발표회에서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마저도 ‘공청회를 열거나 공모를 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표명했다. 문화예술계가 일 년 넘게 예술이 아니라 반민주․반문화와 싸우는데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 요인이자 주관 단체의 대표마저 인정하는 추진과정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잘못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강행하는가?
시민을 위한 것인가?
청계광장 공공미술작품 선정과 관련한 인터넷 설문조사(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에서 참여자 2194명 중 2106명(96%)이 반대했고 단 4%(88명)만이 찬성했다.(디지털타임스 2005. 12. 13일자 보도)
서울의 문화예술을 위해서인가?
청계광장 공공미술 대책위원회에는 문화연대, 문화우리, 미술인 회의, 민족미술인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 공공미술과 관련된 미술․문화단체들이 거의 모두 참여하고 있다.
그럼, 서울시 문화기구를 위한 것인가?
서울문화재단 대표의 의견 표현은 앞에서 언급했고 서울시가 검증의 장치로 내세우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도 청계광장 공공미술과의 관련을 기피하고 있고 심의를 진행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회 회의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모두를 책임을 회피할 정도로 청계광장 공공미술은 문제투성이다. 만드는데 관여한 사람들마저 책임지지 않는 작품을 누가 문화적으로 향유할 수 있나?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강행한 22일 작품 시안 발표회는 우리가 그동안 요구해온 공공미술 계획 및 제작과 관련한 과정의 민주적 회복과 문화적 공론화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아울러, 작품 시안 발표회에서 서울문화재단이 나름대로 검증을 거쳤다고 내세운 것들조차도 우리가 지적한 반민주적․반문화적 독재라는 지적을 수정하지 못한다.
첫째, 어제 발표회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추천과 자문을 거쳐 올덴버그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시장이 임명하는 자리고, 또 청계천 복원과 관련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청계천 기념전이 급조될 만큼 서울시의 감독․지배 권역 안에 있는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서울시민과 서울문화의 입장에서 서울시의 청계광장 공공미술을 비평, 감리할 수 있는가?
둘째, 창작 예술품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공개적인 토론보다는 제1후보 추천 작가의 작품시안을 받아보고 향후 관련 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과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가 지적한 반민주적 과정을 오히려 확인시켜준다. 예술품은 더더욱 민주적 접근과 향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예술작품의 선정을 공론화 없이 서울시가 뽑고 위원회를 통해 검증받는다는 발상 자체가 문화예술인과 시민의 문화적 참정권을 말살하는 반민주적 인식을 반영한다.
셋째, 22일 발표된 올덴버그의 ‘Spring' 시안의 작품성이 청계천 복원의 함의(含意)를 서울문화의 얼굴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를 갖는다. 알맹이 빼먹은 다슬기 껍데기의 형상이, 그것도 반(反) 자연적으로 서 있는 형태가 우리 근대가 죽였다고 다시 살린 청계천을 상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갖는다.
우리는 이미 앞선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서울시의 청계광장 공공미술작품 선정 및 계약을 반민주적․반문화적 독재로 규정하고 올덴버그의 ‘Spring'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청계광장 공공미술을 살리고 서울 문화행정과 문화예술이 서로 이기기 위해 우리는 다시 한 번 더 호소한다. 그리고 우리의 문화적 권리로서 당연히 요구한다.
ㅡ. 서울시는 올덴버그 작품 ‘Spring' 설치계획을 전면 무효화하라!
ㅡ. 서울시는 문화예술계가 요구해온 공론장에 임하라!
ㅡ. 서울시는 서울시민과 문화예술의 참여하는 문화적 공론장을 통해 청계광장 공공미술 설치계획 및 작품 선정을 다시 진행하라! 공론장 없는 공공미술은 공공장소에 세워질 수 없다.
ㅡ. 만약 문화적 공론장이 싫거나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올덴버그를 포함한 국제 자유경쟁이나 지명경쟁을 실시하라! 이 과정이 있어야 그 작품이 서울시민의 작품이 될 수 있다.
ㅡ. 서울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회는 서울시의 하수인 역할에서 벗어나 서울시민과 서울문화를 위한 공공적 사명을 회복하라.
우리는 우선 올덴버그의 ‘Spring' 밀어붙이기와 관련한 서울시의 반문화적 독재를 비평하고 항의하는 퍼포먼스와 프로젝트,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서울시가 반민주적으로 점거하려는 서울 청계광장 지키기 운동을 펼칠 것이다.
우리는 문화예술인들의 문화적 참정권과 서울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신장시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 노력과 투쟁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05. 12. 23.
청계광장 공공미술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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