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월 4일, 대추리 국가 폭력 사태”에 관한 문예인 단체 긴급 연석 회의>를 제안합니다.
각 문예단체 사무국 귀중
수고하십니다.
지난 5월 3일 정부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공무 집행의 명목으로 대추리 일대에 군과 경찰 병력, 용역 등 15,000 여 명을 투입하여 대추 분교를 무력 침탈하고 황새울 등 일대의 농지에 20Km가량의 철조망을 설치, 그 안에 군 병력을 진주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최대 최 첨단의 신속 기동군 기지 확장을 반대하고, 주민들의 주거권을 옹호하는 주민과 학생 노동자, 시민운동 진영 등의 저항자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여 수 백명의 부상자를 냈고, 또 수백명을 연행해 갔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무력과 긴장의 확대가 아닌 평화를 원하고, 패권주의 미국의 군사적 목적보다 우선하는 현지 주민들의 주거권을 옹호하는 문예인으로서의 양심과 뿐만 아니라, 민주사회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덕률에 어긋나는 유혈낭자한 국가 폭력을 목도하면서 우리들의 당대사에 관한 치욕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 되고 있는 무자비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더욱 곤경에 처해지고 있는 농민, 노동자들의 생존 상황과 한미 FTA 추진, 영화 스크린 쿼터의 축소 등 이 공동체가 식량, 노동, 문화 주권을 상실하고 파탄 지경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의 충격적인 사태는 이 땅의 평화주권과 관련된 우리의 분명한 현주소를 읽게 하기에도 충분했습니다.
지난 3년여간 평택의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은 기지 확장 반대를 위해 투쟁해 왔고, 거기에 문예인들은 초기부터 동참해 왔으며, 지난 2월 11일부터 시작된 2006’ 대추리 현장예술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 .”에는 890여 명의 각 쟝르 예술인들이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200여명의 문예인이 동참하여 마을에 수많은 평화의 벽시와 벽화를 남기고, 그 12주 동안 비닐하우스 콘서트가 매주 이어졌고, 지난 4월 29일에는 대추리를 <평화예술마을 대추리>로 명명하며 현판식을 가지고, 문예인들이 조성한 공원을 <평화예술동산>으로 명명하고 이후 민미협의 <2006’ 조국의 산하전>을 준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창문 마다 주민들의 초상화가 그려졌던 분교 유리창들은 5월 4일 경찰의 포크레인에 학교 건물 전체와 함께 파괴 붕괴되었고, 건물 앞의 구본주 동상 <동학농민혁명>과 운동장에 임시 보관돼 있는 임옥상 작의 철골 조형 작품도 언제 어떻게 철거 파괴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이에, 우리 문예인들은 이러한 사태를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현 상황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한 공동의 행동을 구상하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지난번 대선에서 비교적 진보적인 문예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탄생했던 노무현 정부가 또, 탄핵 국면에서도 이들의 새로운 지지와 보위로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노무현 정부가 지난 임기동안 한국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고, 이러한 국가 주권의 파탄과 약자들의 희생, 인명과 문예에 상관없이 자행하는 무자비한 국가 폭력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 전개에 그를 지지했던 우리 문예인들도 일부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정권에 대한 일종의 친화력과 우리 문예인들의 그간의 일말의 기대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여,
귀 단체를 포함한 모든 문예진영의 연석회의를 제안하며, 그 회의를 통한 토의와 합의 내용을 공동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현 상황에 관한 귀 단체의 입장을 정리하여 주시고, 공동 행동에 관한 방안을 강구하여 주시고, 그 내용을 연석회의에서 제안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 토론에 임하고 결론을 도출해 주십시오.
귀 단체의 깊은 고민과 훌륭한 제안을 기대합니다.
연석 회의 일자 및 장소; 2006. 5월 10일(수)
2.
<“5월 4일, 대추리 국가 폭력 사태”에 관한 문예인 긴급 현장 방문>을 제안합니다.
목적;
1) 이번 사태의 부당성과 심각성을 대중과 정권에게 알리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임을 과시
2) 현지 주민들과의 연대와 파괴된 문예 현장 조사
3) 각 문예인들과 각 문예 단체의 연대 강화
행사 진행;
1) 14;00 단체 버스(혹은, 개별적으)로 현장에 도착
2) 14;30 평화 문예와 군 주둔 현장 둘러보기
3) 15;30 현장 증언 청취와 주민과의 대화
4) 17;30 토론회 및 입장 정리(식사)
5) 17;30 <주민 촛불 집회> 참가 / 공동 행동 지침 발표
일정; 2006’ 5월 10일(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5일 낮에는 1,000여 명의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대추리 들녁에서 군과 충돌하고
밤에는 경찰이 이들에 대한 일제 검거에 나서 한밤의 대추리는 계엄 상태를 방불케 했습니다.
가능한대로 신속히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석회의를 별도로 할 것인지, 대추리 방문 현장에서 할 것인지의 문제,
서울 등지에서의 버스를 통한 단체 출발로 결집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인지,
각 단체별로 어느 정도의 문예인을 섭외할 수 있을 것인지,
공동 행동(대처 방안)의 방안에 대한 각 단체의 입장 등
속히 의견 주십시오.
괜찮으시다면, <황새우울 카페>의 <기획연출단 테이블> 방(반 공개)에서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06. 5월 6일
제안자;
민예총, 민미협, 영화인 회의, 민작
<들사람들> 기획연출단
연락 담당; 김 철 (민예총 011-792-9327)
문건 작성;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대추리 도두2리 주민 주거권 옹호를 위한 문예 공동행동
“들사람들” /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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