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행사를 마치고 경찰과 몸싸움.
배인석.이윤정.박응주.김미선.김하연.그림공장참석~
7일 저녁,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불을 밝힌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국민 촛불문화제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마침 일요일인 이날 하이 서울 페스티발 때문에 유난히 주변이 시끄럽고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전날의 배 이상인 3천명 정도가 모였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날은 대학생들이 눈에 많이 띠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치켜들고 "평택을 지켜내어 올해도 농사짓자", "민간인 유혈진압 국방부장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민주노총 간부들도 이번 평택 투쟁으로 많이 구속되었다"고 전하고 "노동자들이 새로운 결의를 모아 평택 미군기지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당직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4일 대추 초등학교 지붕에 올라가서 철조망 건너 이쪽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미군들을 보니까 그들은 주인, 한국정부는 마름, 평택농민들은 소작인이 맞더라"며 당시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천 의원은 이번 평택 구속자들 중에 5.31 지방선거 후보자 및 선거사무장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면서, 옥중 투쟁을 결심하고 싸워나가기로 했다고 말했고, 이에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용한 민주노동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평택 주민들의 대추 초등학교를 언론과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처형한 노무현 정부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고,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는 미군에 의한 여중생 성추행 사건 당시 10만명의 주민을 이끌고 미군기지를 둘러싼 오키나와 지사와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하며 "노무현은 박정희, 전두환의 맥을 잇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집회는 평택 대추리의 촛불시위 현장과 이원생방송으로 진행됐다. 무대 옆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촛불을 들고 모여앉으신 대추리 할머니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회자가 "대추리 어르신들께 힘을 드리기위해 함성을 부탁한다"고 하자 광화문에서 울려퍼지는 우렁찬 함성 소리에 맞춰 대추리 주민들이 환한 얼굴로 촛불을 치켜들었다.
이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대추리 주민 방효태 할아버지는 "흐르는 바닷물을 막아 하나하나 일궈낸 아름다운 평야 285만평을 나라가 강제로 자기네 땅이라고 해버리고는 밤낮으로 내놓으라고 주인의 목을 죄고 있다"고 호소하고는 "우리는 이제 7,80 노인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돈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곳에서 살다 죽기를 바랄 뿐이다. 더구나 그땅을 전쟁기지로 쓰겠다니 더더욱 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아버지는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한 노래 '팽성은 우리땅'을 불렀다.
현대자동차 본사 타워크레인 점거를 7일째 하고있는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전화 연결 순서도 있었다.
"미군기지 확장반대를 위해 나선 동지 여러분께 (현장에 가지 못해서) 미안하고 죄송하다. 정몽구 회장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엄청난 사재를 축적하고 있을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뼈빠지게 일했다. 우리가 120미터 타워크레인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현대차 자본이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후 8시 반이 지나자 무대 뒤편 경찰 차량에서 '불법집회 해산'을 종용하는 방송이 시작되었다. 원래 '문화제'로 집회 허가를 내주었는데 노래는 하지않고 규탄 발언이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 주최측에서는 경찰의 '항의'를 접수하기로 하고 노래 공연을 이어갔다.
'문화제'인 만큼 가수들의 무대도 풍성했다. 가수 손병휘, 오지총, 필리핀에서 온 활동가 제이슨 산티아노 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산티아노 씨가 '아침이슬'을 유창하게 부르자 사람들은 귀익은 음악에 맞춰 촛불을 흔들며 따라불렀다.
9시 반경에 집회 자리를 정리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이 시작되었다. 경찰은 광화문 지하철역 입구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다가 참가자들을 완강히 막아나섰다.
일민미술관에서 광화문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한판 충돌이 있었다. 경찰은 쉴새없이 소화기를 뿌려대며 한차례 대열을 치고 들어오기도 했다. 양쪽다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좁은 길목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자칫 대형 압사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참가자들은 "평택 연행자를 석방하라" "국방부 장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지난 4일 경찰의 대추초등학교 침탈 과정에서 발생한 연행자 600여명 중에서 37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5일 민-군 충돌 연행자 중 23명이 구속될 방침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10시반이 넘어서 자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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