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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컬쳐뉴스]민중미술의 현재를 묻다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24.

(사)민족미술인협회(회장 강요배, 이하 민미협)가 주최한 토론회 ‘2007 미술인대회’가 15일(수) 부산민주공원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민미협이 지난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진행한 ‘민족미술대토론회’와 명칭을 바꾸어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진행한 ‘전국민족미술인대회’를 전신으로 한 대토론회로 근 9년만에 부활한 것이다.

또 한번 ‘미술인대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걸고 변화된 미술계 지형에 맞추어 민족민중미술 진영의 현안을 논의하고 검토하고자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현재 어떻게 진보적 미술운동의 미래를 열어 나갈 것인지, 민중미술의 정체성을 어떻게 성취해 나갈 것인지를 묻는 자리였다.  

심광현 한예종 영상원 교수와 김종길 미술평론가, 김봉준 작가가 발제자로 나섰다. 먼저 심광현 교수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미술인대회’가 열려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양극화, 고용불안, 인권, 환경 등 최근의 사회적 갈등에 창작자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를 물었다.

심광현 교수는 “현재 미술계는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지원제도와 장치를 갖고 있지만 그에 반해 사회적 영향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문제의 누적은 미술의 소통 채널 협애화, 미술교육의 축소에서 오는 한계, 미술비평의 위상 약화 등을 이유로 들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창작자들이 무관심했거나 혹은 지나치게 수세적인 입장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창작자들이 창작과 비평, 예술과 과학과 정치, 장르와 매체, 전시장과 옥외, 작가와 관객 등 제도적 장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작가적 활동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가 미술에 관심을 갖도록 하려면 미술의 적극적, 창조적 기능에 대한 창작자들의 능동적인 문제제기와 자기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길 평론가는 ‘다시, 현실의 지평에 서야한다’는 발제를 통해 공공미술의 확장, 미술시장의 팽창, 개별작업의 다양화 등 최근 미술계가 분명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 “다시 한번 미술이 어떻게 사회와의 접점을 이루어 갈 수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종길 평론가는 ‘투쟁어’였던 민중미술이 지금은 어떤 언어가 되어 있는지를 되돌아보고, 현재 미술이 사회에서 어떤 언어를 가질 것이냐에 대해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금의 민중미술은 좀 더 확장된 태도를 가지고 다양하고 구체적인 형태로 전이되어야만 새로운 미학 담론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봉준 작가는 “주제의식에만 휩쓸려 문제풀이에만 급급한 ‘관념적 급진주의’는 결국 역사도 축적하지 못하고, 동어 반복적인 문제의식만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창작자들의 실상은 소방대처럼 활동하기에는 여유롭지 못하다”면서, “창작자에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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