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참사] 한파에도 조문객 발길 늘어
“연휴 지나면 관심 줄까 걱정”
설 연휴를 앞둔 23일 분향소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문객의 발길은 전날보다 늘었다. 하지만 유족들과 철거민들은 연휴가 지나면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게 아닌지 불안해했다.
●사건 현장서 진실규명 촉구 잇단 기자회견
장례식장 4층에 마련된 가족분향소는 30여명의 유족과 전국철거민연합 관계자들이 지켰다. 분향소에서는 간간이 애끓는 통곡소리가 흘러나왔다. 분향소에서 음식준비를 돕던 전철련 관계자는 “이미 예상했지만 검찰이 경찰의 말만 듣고 철거민에게 사고의 책임을 미루려 한다.”면서 “추운 날씨에 설 연휴까지 겹쳐 국민들의 관심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도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오전 11시30분쯤 분향소를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진상은 이미 밝혀졌지만 이 정권이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면서 “뉴타운 사업 등 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재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보다 앞서 오전 9시40분쯤 분향소를 찾았지만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장기적 대책마련을 위해 유족 의견을 들으러 왔지만, 유족들은 그럴 겨를이 없는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서울역 광장서 나흘째 촛불집회
영하 10도에 매서운 바람까지 몰아쳤지만 서울 한강로 2가 사건현장에는 오전부터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과 시민들이 사건현장에서 합동 위령제를 가지는 등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에는 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 등 문화예술인 10여명이 송경동 시인의 시 ‘너희가 누구인지 그때 알았다’와 이은엽 작가의 그림 ‘불속에서 타들어 가는 손, 여기 사람 있다’를 남일당 빌딩 2~3층에 걸쳐 걸었다. 이들은 “이곳을 추모와 저항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 그림을 건다.”고 말했다.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오후 7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는 철거민, 시민, 대학생 등 2000여명(경찰추산·주최측 추산 5000명)이 모여 ‘이명박 정권 퇴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 국민 추모대회’를 나흘째 이어갔다. 대학생 송나리(21·여)씨는 “원래 오늘 집에 가려고 했지만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귀향을 하루 미루고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49개 중대 4000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최재헌 조은지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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