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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국내외 미술가들의 ‘평화 메시지’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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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미술가들의 ‘평화 메시지’

국립현대미술관‘평화선언 2004…’展 10월10일까지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미술과 전쟁은 동서고금에 걸쳐 줄곧 밀접하게 얽혀왔다. 고대 미술가들은 그림 조각으로 전쟁 영웅의 행위와 승리를 찬양했고, 1960년대 프랑스 파리 청년회화전의 주제는 베트남전쟁이었고,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는 ‘게르니카’에서 스페인내전의 비극적 참상을 고발했다. 전쟁은 이 시대 미술가들의 작업에서도 처절한 참상의 기록이나 평화에의 메시지로서 형태를 드러낸다.

105명의 국내외 미술인들이 미술품을 통해 깨지기 쉬운 평화로의 의지를 일깨운다.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평화선언 2004 세계 100인 미술가’전(10월10일까지)에는 세계 현대미술의 거장들도 대거 출품, 전쟁발발의 위험지역으로 꼽혀온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미술인들의 이색 평화선언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김윤수 관장이 의욕적으로 직접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세계적 작가인 피에르 알레친스키, 안토니 타피에스, 피에르 슐라주, 질 아이요, 에로, 게오르그 바젤리츠, 시그마 폴케, 게르하르트 리히터, 안젤름 키퍼, 귄터 위커, 짐 다인, 얀 페이밍,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등 유럽 미국 일본 중국등 18개국에서 53명이 출품했다. 국내에선 김창열 이우환 김종학 강익중 강요배 권순철 김차섭 방혜자 윤석남씨등 52명이 회화 조각 설치 비디오등에 걸쳐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평화의 메세지를 담은 작품을 발표했다.

미술인뿐 아니라 독일 소설가 귄터 그라스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김윤수 관장의 ‘평화선언’에 적극 찬동하며 축하의 글을 보내왔다. 와병중인 자크 데리다는 미술평론가 알랭 주프로아와 공동이름으로 보내온 ‘선언문’에서 “군사적 승리에 힘입어 상대편에 굴욕적 자세를 강요하는 강제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고 지적, 전쟁및 전쟁이 야기한 비인간적 가혹행위를 반대하듯 미술인들이 이같은 주제를 작품에서 적극 다룰 것을 주장했다. 지난 6월 한국화랑협회의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했고 이번 전시에 게오르그 바셀리츠의 작품을 출품한 독일 화상 마이클 술츠는 개막 직전 전시장을 둘러보며 “평화에의 염원을 담은 대단한 전시”라고 평했다.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든 이란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국립현대미술관측의 출품 요청에 흑백사진 3점을 보내며 일정이 맞지않아 진행은 못했지만 평화선언전의 포스터작업에까지 관심을 보여왔을 정도. 신화적 이미지를 즐겨 표현해온 독일작가 안젤름 키퍼의 ‘영리한 소년들’은 노인들에게도 징집영장이 날아들었던 세계대전시절 해바라기밭으로 할아버지를 숨겼던 소녀들의 이야기를 표현한 대형그림이다. 중국작가 얀 페이밍은 무채색 유화 ‘투명인간’으로 전쟁의 상처와 기억을, 일본 판화가 하마다 시메이의 판화시리즈는 나무막대에 매달려있는 참수된 머리등 중·일전쟁의 끔찍한 체험이 담겨있다.

국내작품으로 이종구씨는 연초 이라크 현지에서 채집한 이라크인의 인물사진및 담배갑 핀 봉투등 각종 물품이 담긴 비닐봉투를 벽면에 전시했다. 재미작가 강익중씨의 ‘놀라운 세상’은 세계어린이들이 그린 가로 세로 3인치크기 드로잉 3200여점을 이어붙인 벽면 설치. 김정헌씨는 지난봄 ‘100년역사전’에서 선보인 ‘대동교의 부러진 난간위에서’를, 김혜련씨는 6장의 대형화폭에 임진강을 담은 신작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봄 이번 전시의 출품작으로 예고됐던 피카소의 유화 ‘한국전쟁’은 예산등을 이유로 출품되지 못했다. 02-2188-6000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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