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인들, 대통령상 부활 조롱 |
《그 때 그 상》 4월 20일까지 갤러리 세줄에서 |
대한민국미술대전(이하 미술대전)의 대통령상 부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술대전 폐지 촉구를 위한 전시가 3월 15일부터 갤러리 세줄(평창동 소재)에서 열린다.
'그 때 그 상, 내가 죽도록 받고 싶은 대통령상'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되는 이 전시회는 한국미술협회(이하 미협)의 미술대전 개선안에 반대해 온 미술인들에 의해 조직되었다.
대통령상 부활을 유쾌하게 꼬집는 난장 성격을 가진 본 기획전에는 권여현, 김윤환, 김창겸, 낸시랭, 박태규, 양아치, 이태호, 조습, 홍성담 등 34명의 작가들이 출품하여 대통령상 부활을 조롱하는 내용으로 1, 2층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김윤환, 김현숙은 오프닝 퍼포먼스에서 천과 물을 이용하여 꽁꽁 얼린 상패를 들고 나와 그것을 녹여 해체시킨 후, 다시 포장하여 퀵서비스를 통해 미협 사무국으로 발송하는 행위를 통해 '상'이 가진 권위가 허상임을 보여주었다.
출품작들은 미술대전과 대통령상을 풍자하고 야유하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태호는 대통령상 부활을 비꼰 가사로 바꿔 부른 심수봉 노래 <그 때 그 사람>을 배경으로, 역대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영상물 <그 때 그 대통령상>을 출품했으며, 조습은 차려진 상이 엎어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사진 작품으로 내 놓았다.
24회 미술대전 개막식에 사용될 테이프 컷팅용 '엿가위' 12개를 진열해 놓은 설치작품도 눈길을 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2월 25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벌였던 '4개의 밥상 퍼포먼스' 작업도 영상물을 통해 재현된다.
본 전시회는 국립현대미술관장 출신으로 미술대전의 폐지를 주장한 바 있는 원로 비평가 이경성 씨가 명예기획위원을 맡았으며, 최태만, 최열, 김준기, 조은정 씨 등 7인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미술평론가 최열은 "폐지한 지 20년이 지난 대통령상을 다시 부활한다는 것은 국가 정책을 전근대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대통령상 부활의 움직임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전시를 통해 '확실한 지적'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전시기간 중 온라인(givemetheprize.net) 활동도 진행하며 미술대전 개편안에 대한 범미술인들의 행동 촉구 성명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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