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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대추리 문예작품,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22.

대추리 문예작품,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송명호 평택시장님께 드리는 편지



오마이뉴스 이은우/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 지난해 5월 7일. 평택 대추리 평화공원에서 30여명의 주민과 범대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군기지 확장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뒤로 보이는 작품이 '파랑새'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안녕하십니까? 송명호 시장님!

저는 평택참여자치연대의 이은우입니다.



오랜만에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인사를 드립니다. 그 까닭은 저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역사를 위해, 문화를 위해, 공동체를 위해 노력할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의 많은 부분은 시장님이 나서 주어야 풀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현재 3월 말이면 이주할 대추리에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문화예술인들이 대추리의 평화를 기억하고, 염원하기 위하여 만든 수많은 문예 작품들이 마을 곳곳에 들어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마을 자체가 예술이며, 마을 곳곳 밟는 곳 모두가 대추리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3월 말 주민들이 이주를 하고 나면 평화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마음을 울리기도 하고, 희망을 노래 하기도 했던 수많은 문예 작품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눈물이 많은 곳에서, 웃음이 넘치는 곳에서 평택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그 문예작품들이 기억과 사진으로만 남을 수도 있습니다.



대추리 평화동산 파랑새 뒤편으로 들녘이 보이고, 평택호 물결은 은빛 노래짓을 합니다. 평화를 이야기했던 그 파랑새는 미군기지확장으로 대추리 마을은 없어져도 어느 곳에서 대추리를 보며 '평화'를 이야기 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파랑새를 보며, 평택을 떠올릴 것입니다. 대추리를 생각할 것이며, 평화를 희망할 것입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파랑새는 평화를 더욱 노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공동체를 생각하고 우리 후손들이 대추리와 평화를 기억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지금 시장님,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지 않는다면 대추리에 있는 문화예술 작품들이 미군기지 확장에 따라 포클레인으로 부서지고, 짓밟힐 상황으로 내몰려 가고 있습니다.



대추리 문예작품들은 높은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대추리 주민 이주 역사와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다른 곳으로 옮겨 대추리와 평화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활용해야 합니다.



현존하는 문화예술 작품은 그 시대를 보여주는 기념물이자 후대에게 물려줄 자산입니다. 대추리에 있는 문예 작품들은 그러기에 다시 평택의 땅에서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살아나야 합니다.



그것이 참 문화일 것이며, 문화는 시민들 모두의 것이자 커가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지켜줘야 할 역사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대추리의 특수성과 역사성, 예술적 가치성을 풍부히 담고 있는 의미있는 문예작품들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누릴 수 있다는 것은 공동체성을 높일 뿐 아니라 작품의 공공성 실현과 지역문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제화 도시는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의 국제화가 수반되어야 하며 그것은 특히 시민들의 문화수준과 문화의 개방성과 역동성, 공공성을 누림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현재 저를 비롯하여 시민사회는 대추리 문예작품 작업에 참여했던 작가분들과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훼손의 위험성에 놓여 있는 작품들을 평택의 공공장소에 이전 설치하고, 보존 전시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대추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평화동산이 조성돼 있고, 그 안에 대나무를 이어 만든 작품 '파랑새'가 있으며 대추분교에 있던 작고한 구본주 작가의 '전봉준'상, 여러 작가와 마을 어린이가 함께 그린 담벼락 벽화 등 이대로 마을 철거와 더불어 없어지거나 먼 지역으로 옮겨질 수많은 작품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 문예 작품들을 평택시가 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는 평택호 예술공원에 옮기거나 웃다리 문화촌, 공원 등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전하여 보존, 전시한다면 평택 시민뿐 아니라 평택을 찾아오는 수많은 국민들이 평택과 평화를 기억하고, 예술로서의 진한 감동을 줄 것입니다. 의미 있는 명소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할 것입니다.



평택시 관련 부서에서는 긍정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이루어질 것으로 믿지만 3월 말이면 대추리 주민 이주가 시작되어 촉박한 시간상 최종 정책결정권자인 시장님의 의지와 빠른 결단이 필요합니다. 훼손되고 난 뒤에는 다시 세울 수도 없고, 보존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 문화예술인 모두 대추리 문예작품들이 평택으로 옮겨져 보존, 전시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기에 사소한 우려들은 아무 문제가 안 될 것입니다.



문예 작품들은 후대에 와서 더 가치를 인정받기도 합니다. 스페인 내전의 아픔을 그린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또다른 대추리이기도 할 것입니다. 대추리 문예작품들을 우리가 왜 지금 보존해야 하고, 평택에 남겨야 하는지가 의미있게 재조명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송명호 시장님!
18일부터 해외출장을 가신다는 소식을 접해서 급하게 편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평택 발전을 위한 좋은 여행이 되시길 바라며, 여행 기간 중에라도 보고를 받으시면 꼭 저의 요청을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대추리의 이주 역사와 맞물려 예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많은 문화예술 작품들이 마을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사라지게 된다고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슬픕니다.



평택호 등으로 옮겨져 대추리와 평화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남을 수 있도록 시장님, 도움을 주십시오. 시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우리 자녀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시장님만이 3월 말이 지나도 파랑새를 우리의 곁에서 노래할 수 있도록 지켜 줄 수 있으며, 우리 곁에서 영원히 눈물나게 아름다운 노을과 어우러져 평화의 몸짓이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시장님의 아름다운 결단을 기대하며, 건강히 다녀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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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참여연대, "대추리 예술작품 보존해달라"



평택=뉴시스



"대추리의 슬픈역사를 간직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대추리문화예술품을 훼손하지 말고 역사공원으로 이전해 주세요"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은우 공동대표가 17일 송명호 시장에게 대추리 문화예술작품을 간직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대추리 주민들은 정부와의 이주 합의에 따라 오는 3월말이면 모두 이주하게 된다.



미군기지반대운동을 펼쳐왔던 대추리 주민들의 지지활동을 예술로 형상화해 온 수많은 예술인들은 그동안 대추리의 곳곳에 걸개그림, 조각미술작품 등 수백점의 예술작품을 제작.전시했다.



미군기지반대 투쟁의 깃발이 한창 펄럭이던 지난 2003년부터 최근 3년여 동안 대추리는 그야말로 아픈 역사를 알리고 보존하기 위한 염원으로 제작된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마을 곳곳에 조성돼 있다.



2006년 5월4일 대추분교가 군에 의해 파괴된 뒤 주민들이 매일 회의를 개최하고 외부인사들이 들어와 여러 모임과 강연 등을 펼쳤던 평화공원에는 대나무로 만든 평화의 상징 '파랑새' 작품이 있다.



또 작고한 구본준 작가가 대추분교 운동장에 제작. 설치한 동학혁명가 전봉준 상도 뿌리가 뽑힌 채 방치돼 있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문화예술작품에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국방부가 나머지 주택을 철거하면서 그대로 훼손하게 될 것이 분명하며 이는 대추리의 슬픈 역사와 주민들의 아픔, 이곳에서 평화를 지키위 위해 투쟁했던 소중한 정신까지 사라지는 것"이라며 "송명호 시장이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때" 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대추리에 산재한 예술작품을 모두 수거해 관광지로 개발되는 평택호 예술공원과 웃다리 문화촌 등지에 모두 옮겨놓고 대추리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며 후세들에게 평화예술 교육의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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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과 평화 기억해야”



민중의 소리



평택 시민사회가 미군기지 확장반대를 요구하고자 만들어졌던 대추리의 문예작품을 보존하고자 나섰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등 평택지역 시민사회는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이주가 합의됐다는 이유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상징물까지 없애버릴 수 없다는 데 공유, 평택 대추리 일대에 설치된 문화예술 작품을 이전, 보존하자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평택 시민사회는 대추리에 있는 문화예술 작품들이 미군기지 건설에 따른 주민 이주역사와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다른 곳으로 옮겨 대추리의 평화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은우 평택참여자치연대 상임대표에 의하면 미군기지 확장 이전 예정지인 평택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이달 말까지 자진 이주키로 정부와 합의한 이후 문화예술가들이 작품이전을 제의하며 작품들의 보존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현재 대추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평화동산이 조성돼있고, 그 안에 대나무를 이어 만든 작품 '파랑새'가 있으며 대추분교에 있던 작고한 구본주 작가의 '동학'상, 여러 작가와 마을 어린이가 함께 그린 담벼락 벽화 등이 있다.



시민사회는 평택호 주변이나 시민이 자주찾는 공원으로 옮겨 문화예술품을 전시한다면 대추리 역사와 평화를 기억하며 떠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난 15일 시에 협조를 요청했고 오는 19일 평택시에 작품목록을 제출한 뒤 작품 이전협의를 진행해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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