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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10년~2019년대 자료

문학은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다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2. 7.

*교하아트센터 바로가기  http://cafe.daum.net/gyohaartcenter 

 

 

시민 없는

‘교하도서관의 노벨문학관 특화사업’은 폐기되어야 한다!

- 문학은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파주시민은 교하도서관이 경기도 대표도서관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였다. 교하도서관은 도서관의 기본 서비스만이 아니라, 시민 대상 인문학 강좌, 청소년 진로기행 강좌, 시민동아리 활동 지원, 청소년 독서 지도, 지역 예술작품 전시 등 복합커뮤니티공간으로 시민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서관 서비스 전국 1위 교하도서관이 경기도 대표도서관으로 선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파주시는 경기도 대표도서관으로 선정되어 맨 먼저 시행한다는 사업이 교하도서관을 노벨문학관으로 특화시킨다는 계획을 은밀히 추진하였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파주시는 교하아트센터와 브라우징룸을 리모델링해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과 유품을 상설 전시하여 미술인들의 전시공간이 없어진다(예산은 2억 원 :경기도비 1억4천만 원, 시비 6천만 원)는 것과, 대표도서관 전담팀의 사무공간을 위해 식당이 없어진다는 것과 함께, 식당을 지하 정보화 교육실로 이전하고 대신 문화강연실을 없애고 거기에 정보화교육실을 배치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는 바로 한 개인의 소장품인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유품전시를 위해 시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없애고 3층 공간을 전용하겠다는 뜻이다.

문학작품은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다. 노벨수상자들의 유품을 전시하느라 살아있는 작가와 만나고 배우는 커뮤니티 공간인 브라우징 시설을 없앤다는 것은 도서관을 죽이는 행위이다.

더욱이 이 모든 결정에 교하도서관을 이용하고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하던 시민의 입장은 완전히 배제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교하아트센터에 작품 전시를 예약하고 준비했던 작가들조차 11월말까지 전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 일정의 전시물에 대하여서는 '파주 관내의 다른 전시장으로 가서 하면 될 것 아니냐'라는 식의 무책임한 말로 일관했다. 이 무슨 해괴한 결정이란 말인가.

교하도서관은 경기도지사의 것인가? 파주시장의 것인가? 시민은 어디로 가고 단체장 결정만 있는가? 교하도서관이 경기도 대표도서관으로 선정된다는 것이 그간 우리 파주시민이 누리던 서비스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간 교하아트센터 폐쇄에 반대하는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교하아트센터 살리기 대책위’를 만들어 시민의 문화 공간 지키기 활동을 해왔다. 파주시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파주시는 ‘전시실은 존치한다’는 답과 함께 올 12월말까지 예약된 전시를 그대로 하고, 브라우징 룸을 리모델링하여 노벨전시관으로 쓰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대책위가 요구했던 교하아트센터 살리기가 아니다. 교하아트센터와 브라우징 시설과 식당의 연계성은 현재 교하도서관 성공사례의 핵심이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는 서로 맞물린 하나 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균형을 깨는 브라우징 시설과 식당을 없애는 행위는 곧 교하도서관과 아트센터를 질식 시키는 행위이며 지금껏 누려왔던 시민 복지의 상징 공간을 빼앗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교하아트센터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시민의 동의 없이 결정된 교하도서관의 문화사대주의 노벨문학관 특화 정책은 원점에서 다시 재고되어야 한다.

- 도서관은 책만 보는 곳이 아니다.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이다. 교하도서관의 브라우징 룸과 식당은 조금도 손대지 말고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 파주시는 지역작가 전시 공간으로 교하아트센터 유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이와 더불어 공공미술관 확대 등의 체계적인 예술진흥책을 세워야 한다.

- 그리고 파주시장은 교하아트센터 폐쇄 등 교하도서관 운영변경 시도에 대해 시민과 작가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교하아트센터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위에 제시된 사항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시민홍보 및 서명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며, 규탄 집회와 시위를 적극 벌여나갈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1년 11월 7일

‘교하아트센터 살리기 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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