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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10년~2019년대 자료

사랑하는 민미협을 이제 떠나려 합니다! (이사 이종근)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2. 9.

사랑하는 민미협을 이제 떠나려 합니다! (이사 이종근)

 

 

 

제가 민미협 회원이 된지가 벌써 9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대학시절부터 민미협 회원 몇 분들과 각별한 친분이 있어 늘 애정어린 시선으로 유심히 살펴보고만 있었습니다.

 

2007년경 민미협 회원 가입 권유를 받으면서 잠시 망설였습니다.

아마도 제가 디자이너이자 기획자로서 작가가 아니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민미협의 활동영역의 확장이 필요하며 이미 상당수 다양한 인자들이 결합되어 활동하고 있다며 환영해 주셔서 전 제가 가진 전문영역의 경험과 노하우를 민미협 속에서 녹여내 미술의 대중화와 열악한 민미협의 재정확충을 위해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겠노라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민미협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9년의 시간동안 평회원에서 운영위원, 본부 미래예술전략위원회 위원장, 본부 이사라는 과분한 직책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리얼리즘전 지워지는 미래전을 준비하면서 많은 날들을 함께 격론을 벌이며 준비했던 형님들(종도, 기호, 철재, 천일, 운성, 세학, 흥식, 만욱 형님... 이구영 친구 등등...)

무더위를 쫒아내며 기울이던 탁주한잔의 추억! 비즈니스를 위한 일만 하던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인연과 보람의 시작이었습니다.

 

 

친형이라도 과언이 아닌 20살부터 이어온 윤기형님과의 인연!

자상한 미소와 지치지 않는 왕성한 작품력을 보여주신 진화 형님! 강화도에서 몇 번의 대취의 추억! 진화형님은 형님의 삶에 대한 존경과 함께 저 또한 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며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2011년 겸재정선기념관에서 열린 이철재 형님의 엉망을 보면서 형님께서 스스로의 삶을 고스라니 녹여내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민미협의 힘이구나를 느끼게 하셨습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전 철재형님의 팬이기도 합니다.

늘 따뜻한 미소와 열정으로 나를 안아주시던 종도형님...

경상도 사투리에 너털웃음을 실어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호형님...

운성형님과 서경누님의 소신에 대한 지치지 않는 행동과 왕성한 작품력...

성봉 형님, 태순 누님, 영학 형님, 영호 형님... 

한분 한분 민미협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모든 분들은 그동안 사업과 일상에 지친 저에게는 모두다 고향 같고 친구 같고 형제 같은 정말 소중한 분들이십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민미협!

 

그럼에도 이제 저는 민미협을 떠나려 합니다.

 

저의 존재는 미약하지만 떠나기에 앞서 그동안 느낀 소회를 진심어린 애정을 담아 남기고자 합니다.

어떠한 별도의 의도가 없음을 제 자신의 명예를 걸고 말씀드립니다.

 

 

저는 최근 우리 민미협내 불거지고 있는 ()민족미술인협회 쇄신을 위한 전국 회원 모임의 한사람입니다. 민미협 이사회 입장서가 공표된 상황에서 이사의 한명으로 계속 함께한다는 것은 모순이라 생각해서 내린 결론입니다.

 

홈페이지와 카페, SNS를 통한 걸러지지 않은 주장들이 확산되는 것은 우리 회에 백해무익하다 생각하기에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있으나 더 이상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같은 맥락에서 입장서란 형식으로 일방적 결론을 내리고 공표하는 형식은 반드시 철회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한 규명과 규정이 필요하다면 ()민족미술인협회 쇄신을 위한 전국 회원 모임의 주장을 경청하시고 이에 관한 조사나 토론 등을 마친 후에 상호인정하고 존중하는 결론을 내려서 일단락을 짓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사랑하는 우리 민미협이 민주적 절차와 투명한 운영원칙아래서 건강한 비판과 진지한 토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계속되어서 보다 더 선명하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로 바랍니다. 더욱더 첨예화되는 갈등의 우리사회, 상식과 원칙이 무너져 절망 속에 빠져버린 우리국민들을 보듬고 대변하는 민미협으로, 다시 부활한 망령된 독재에 항거하는 선봉에 서는 민미협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합니다. 지금 같은 중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더 이상 내부의 분란과 갈등으로 불필요한 시간과 열정을 소모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민미협을 탈퇴하려 합니다.

사랑하는 민미협내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가장 가까운 분들이 서로 반목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때로는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세상의 어떠한 주장도 나름의 논리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나와 우리와 반대된다고 해서 눈과 귀를 막고 감정으로 대응한다면 더 이상 그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이야기일수록 힘들겠지만 최대한의 형식과 예를 갖추어 듣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의한 이성적 결론을 내린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발 서로 상처내고 아파하시지 마시고...

불과 몇 년 전 웃음과 노랫가락 넘치는 정 넘치는 그날의 동지로 돌아가시기를 빕니다.

 

 

진정으로 행복했습니다. 민미협에서의 9년의 추억!

전 이제 탈퇴하지만 더 자유로운 생각과 관계 속에서 새출발을 하려합니다.

 

훌륭한 작품과 전시를 통하여 소외된 이웃과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는

정의의 편에 서서 시대의 양심을 담아내는

남녀노소 누구나가 사랑하는 민미협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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