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 도두리에서의 예술활동을 보장하라"
문화예술인들 예술작품 파괴 규탄...더욱 왕성한 활동 다짐
김도균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평택 대추초등학교에 대한 국방부의 강제집행 과정에서 평택 평화를 기원하며 제작된 문화예술작품 상당수가 군홧발에 짓밟히는 등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미군기지확장이전 반대와 문화예술작품 파괴를 규탄하는 범문화예술인단체 비상대책회의(평택문예인비상대책위)는 1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서 자행된 문화예술품 파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평택 대추초등학교 문화예술품 파괴에 대해 국방부를 규탄하는 문화예술인 비대위 기자회견 ⓒ민중의소리
지난 4일 군홧발에 짓밟힌 대추리 주민들의 초상화
현재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는 '문무인상'으로 널리 알려진 최평곤 作 '지킴이'(문무인상), 파랑새, 최병수 作 '미사일 솟대'와 '경운기 솟대', 오아시스가 제작한 현수막 11점 그리고 평화예술동산에 설치된 깃발 작품 약 30여점 등의 설치작품들이 있다.
또 바닥그림 '착륙불가', 故 구본주 작가의 '갑오농민전쟁', 임옥상 작 'The Great America Palase' 등의 조각작품, 안도현, 도종환, 고은, 이기형, 서수찬 등 시인들의 벽시 40여점이 대추리 일대를 평화의 마을, 평화 동산으로 꾸미고 있다.
벽화로는 '대추리 사람들'(대추초교 유리창 벽화), '삽질, 퍼버리자'(농협창고), 들도깨비, 황새울 가족, 새벽닭(황새울 영농단 건물)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대추초등학교 건물 전면을 가득 메우고 있던 대추리 마을 주민 50여명의 초상화가 지난 4일 경찰의 강제진압 작전 과정에서 모두 파괴되었고 서수찬 시인의 '대추리 만인보' 등 벽시 3점 등도 훼손되었다.
또 최병수 작가의 미사일 솟대와 민미협이 제작한 깃발 등이 현재 군 병력이 설치한 철조망 내에 있어 이들 작품에 대한 훼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민중의소리
△ ⓒ민중의소리
사단법인 민족미술인협회 배인석 사무처장은 "21세기에 이런 사태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규탄과 보상 책임자 처벌은 물론 현장에서의 작업을 더욱 꾸준히 하고 동시에 현장 감시활동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민 군사작전을 펼친 국방장관 퇴진 ▲대추리 일대에 주둔중인 군부대 철수 ▲미군기지확장계획 전면 재검토를 위한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 ▲대추리 도두리 일대 예술활동 보장 등을 촉구했다.
문화예술품 파괴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시민, 학생들이 공권력 앞에 피 흘리며 끌려가던 모습이었다고 말하는 가수 정태춘씨. 그는 "작금의 상황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권이 모두 파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식량, 문화, 경제주권에 이어 평화주권싸지 파탄나는 이런 상황을 혐오하며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주민.시민.학생.양심세력들과 함께 평화와 주민주거권을 지키는데 끝까지 함께 하겠노라"고 다짐했다.
문화예술인들은 대추리.도두리 일대에서의 작품활동을 더욱 왕성하게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대책회의는 이번 주 부터 매주 토요일 지난 12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어 온 비닐하우스 콘서트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또 주민들과 함께 가수, 미술인들이 앞장서 폐허가 된 대추초등학교를 청소하는가 하면, 대추리 일대를 꾸미고 단장하는 등 제2의 평화예술동산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달 25일 무렵에는 사단법인 민족미술인협회가 <조국의 산하> 전시회를 평택 대추리 일대에서 개최할 예정으로 현재 주민들과 장소 및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민미협 김천일 서울지회장은 이미 4월 초부터 작품전시회를 기획하고 있었다며 서울을 비롯해 전국 회원 등 50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27일에는 서울에서 평택군병력투입 반대와 한미FTA 졸속 추진을 규탄하는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스크린쿼터사수 투쟁차 칸 영화제에 참석한 국내 영화인들도 귀국해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비상대책회의에는 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미술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음악인협의회, 들사람들, 노동만화네트워크 들꽃, 민족서예가협회 등의 단체와 가수 등 현장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가수 정태춘도 예술작품 파괴하는 국방부 장관을 규탄하는데 목소리를 더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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