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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제목:화가 반건수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19.

□제목:화가 반건수
□시인:정효료수
□날짜:
□출처: 혁명가는 바람에도 취해 울었다(국학동우회지 1993년 발간)


화가 반건수

모든 화가는 화가가 아닌 작가란다
화가가 작가 되는 나라
'작가는 미술하는 사람이고 문인은 글 쓰는 사람'이라고 하는 미술계
군부독재 50년에 모든 환쟁이는
다 작가로 권력이란다
반건수
'가슴에 비수를 품은' 그가
'시가 가소로워 그만두고' 그림만 그린단다
촌놈 어릴적 시인 아닌 코흘리개 어디 있을까
똥 먹는 개들도 문장 한 줄 월월 하는 농본시절에
시 쓴다며  몇 줄 장난해 보았다고
시 세계를 침 뱉는 어설픈 환쟁이가 용감하다

'인간의 소외와 고통, 절망을 그리고 싶다'는
그 '살의의 비수를 감춘'
비뚤어진 유년의 독이 두렵다
진실을 외면한 불우한 인간은 불우한 사회를 사랑하기 어렵다.
'암내맞은 수캐처럼 쏘다녔다'며
'한 자루 비수를 품고 은밀한 살의를 칼날에 세우고 밤새 연습한 웃음을 흘리면서' 그렸다는
반건수의 그림은
소외에 지친 옹이의 한 부분이
이 사회에 어떤 향기 어떤 빛깔의 꽃으로 태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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