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익숙한 타자에 대한 이해” 《2006 아시아의 지금》전 ‘세계화와 지역성’ 세미나 열어
세계화 시대, 지역성의 특수성과 전통성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아시아’ 담론이 올 한해를 강타한 가운데 지난 2일(토) 《2006 아시아의 지금》전 개막과 함께 ‘세계화와 지역성’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아시아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으로 시작해 ‘지역성의 당위’와 ‘세계화의 함정’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의 총감독을 맡은 안성금(화가)은 “현재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살고 있는 동시에 자신의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생활하고 있어 세계화와 지역성은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한 예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대추리라는 농촌지역의 주민들이 미국의 패권주의에 의해 어느 순간 피해자로 전락해 버린 것처럼 어떤 반성 없이 세계화를 논하면서 지역성을 무시한다면 아주 평범했던 민중들의 아픔은 늘어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이번 전시의 책임기획자 최금수 이미지올로기연구소 소장과 김준기 공공미술추진위원회 팀장의 전시 기획 배경과 참여작가의 작업 소개로 시작됐다. 먼저 최금수는 ‘아시아성’에 대한 새로운 고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정치·지리 등 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여러 요건 중 어떤 것으로 아시아를 이야기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바로 이번 전시의 밑바탕”이라고 전했다. 또 최금수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어둡고 무거웠던 아시아의 역사를 현재의 시점에서 되돌아보기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현재의 역량을 점검하는 계기로 기획된 전시”라며 “젊은 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화로 인한 타문화의 낯설음, 남한 사회의 오래된 것에 대한 낯설음이 아닌 익숙한 타자에 대한 이해”라고 강조했다.
김준기는 이번 전시의 최종 목표를 ‘지역적 사고와 지역적 실천을 견인하는 예술전략’이라고 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성을 성찰하는 예술, 지역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지평 속에서 예술적 실천을 가늠해 온 성과들에 대해 집중함으로써 우리는 예술 영역에 있어서 ‘지역적 사고와 지역적 실천’을 강조하는 새로운 전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김준기는 참여작가의 작업을 ▲지역적 체험이나 실천으로부터 작품을 끌어내는 경우 ▲비판적 시선으로 삶의 정황들을 읽어내는 경우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 ▲세계화와 지역성의 권력관계를 은유하는 경우 등 네 가지 경향으로 분석한 뒤 “출품작마다 다양한 층위의 의미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재갑 아라리오 디렉터는 “지역성과 세계성을 나누어 이야기하는 것은 이성과 감성을 나누어 생각했던 모더니즘적 방식”이라며 “‘서구망령’과 ‘탈식민화’를 외치면서 지역적으로, 아시아적으로 역사를 새롭게 적어나가겠다는 것은 아시아의 변용된 모더니티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후루까와 미까 한국미술 연구가(문화연구)는 ‘신주꾸 홈리스 단보르하우스촌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서 “도쿄, 뉴욕, 상하이 등 글로벌화 된 대도시는 ‘부의 불합리한 분배’를 통해 실업자와 마이너리티를 양산하는 블랙홀과도 같은 장소”라며 “글로벌한 교류가 확대 팽창하는 과정에서 각 지역의 글로벌화를 촉진시키고, 내셔널한 범위에서의 세분화를 강요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후루까와는 “세계의 긴밀화, 균질화에 의해 새로운 ‘황국’이 태어나고 있는 것의 반작용처럼 근년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배타적인 내셔널리즘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글로벌리즘의 혜택만큼 동아시아의 지역 협력이 그다지 전진하지 못하는 것은 이 좁은 지역에 냉전 구조가 지속적으로 온존되고 있고, 일본의 과거사 청산문제가 미해결인 채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후루까와는 “관념적인 내셔널리즘에 얽매이지 말고 평화 구축을 위해 힘을 합하는 한편 한걸음 더 나아가 ‘아시아’ 혹은 ‘동아시아’라고 말할 때 국제적인 회로에서 빠져 있는 북한을 앞으로 어떻게 공유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결국 각 지역 나름의 개성와 독자적인 문화를 살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모오리 요시다까 도쿄 예술대 교수(문화사회학)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현대미술의 현재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예술의 두 반동적 구조, 즉 서구와 비서구의 경계를 고착화 시키고 있는 다문화주의의 우세와 자본주의의 논리를 채택하고 있는 거대한 국제 미술전을 비판했다. 한편 모오리는 노숙자 컨셉에 관해 후루까와의 의견과는 달리 “자기가 사는 곳이 집이다”라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면서 “100여 년 전 니체의 말에서 볼 수 있듯 노숙자 컨셉은 철학적인 개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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