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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 창립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21.

민중미술 다시 솟아올라

오늘 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 창립



‘답답한 문예정책과 지리멸렬한 작풍에 대안의 물줄기가 필요하다.’


민중미술의 부활을 꿈꾸며 이 지역 미술인 60여 명이 26일 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이하 광주 민미협)를 출범시키고 창립전시를 연다. 전시 제목은 ‘핀치히터’. 야구용어인 ‘핀치히터’는 알다시피, 경기 종료가 다가올 때 반전을 위해 대타로 투입하는 타자를 뜻한다. 가시적 폭압은 사라졌으나 비민주적 행태와 약자 유린이 더욱 교묘해진 사회에서 시원한 역전홈런을 꿈꾸며 내건 선언적 제목으로, 광주 민미협의 창립 배경과 지향성을 엿보게 한다.

‘광미공’(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광주 민미협의 창립은 더욱 반가운 소식. 광미공은 지난 80~90년대 군사정권 시절 ‘오월’과 ‘민족’을 화두로 민중미술운동을 폈던 단체다. 지난 2002년 해산된 ‘광미공’이 광주 민미협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당시 광미공 회원들을 비롯해 새로운 미술인들이 합류했다. 박미애·고영재씨 등 새로 가입한 젊은 미술인들이 절반에 이른다. 회장으로는 화가 박철우씨가 위촉된 상태. 광주민예총 미술분과위원회에 소속된 화가 조정태씨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광미공 시절과 달라진 시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조정태씨는 “아카이브, 생활 속 미술처럼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민하고, 이익단체로 굳어진 미술단체 성격을 벗어나 새로운 미술운동의 방향성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 각지의 민미협과 연대해 한미FTA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미술인들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미공에서 활동했던 화가 정희승씨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같이, 과거 민중미술운동 시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부분도 주목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술의 사회적 발언에 힘을 실었으면 한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미술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2006년에 태어나는 광주 민미협은 보편성과 개방성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광주 민미협은 26일 오후 4시 옛 도청 별관 세미나실에서 창립대회를 갖는다. 이날 도청사 1~3층에서 동시에 개막하는 ‘핀치히터’전에는 이사범·허달용·박태규·이준석·이혜숙씨 등 광주 민미협 회원 32명을 비롯해 서울·경남·부산·인천 등 전국 민미협 지회 회원들의 작품까지 모두 80여 점이 전시된다. 광주 민미협 창립을 축하하는 이 전시는 다음달 6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주제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 ‘격정 속에서’는 국가권력, 자본의 행태, 불의에 대한 고발 등 사회적 의제를, ‘내안의 창’은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자아의 모습을, 그리고 ‘강산무진(江山無盡)’은 자연환경의 가치나 우리 땅에 스민 정서를 각각 다룬다. 전시 개막식은 오후 6시. 개막식이 끝나면 담양 예술인창작마을로 장소를 옮겨 오후 8시부터 광주민미협의 방향성을 다듬는 토론회를 연다. 문의 019-626-9938

이혜영 기자 / 광주드림 www.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0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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