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민중미술 길 찾아 나섰다 | |
민미협, 홍대앞 대안공간서 ‘2006 아시아의 지금’전 |
“세계 미술계에서 중국 현대미술은 이렇게 잘나가는데, 왜 비슷한 우리 민중미술은 이렇게 안 뜨는 건지….”
국내 미술동네 최대의 컬렉터인 삼성미술관 리움의 홍나영 부관장이 지난달 18일 피케이엠(pkm) 갤러리의 중국 베이징 지점 개장식에서 내뱉듯 던진 말이다. 근대기 한국 미술이 낳은 독창적인 흐름으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사회 비판적 참여미술, 이른바 민중미술은 90년대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문화혁명기 중국의 전체주의적 상황과 서구 사조 등을 결합시킨 중국 작가들의 ‘정치적 팝아트’가 세계 미술시장을 휘젓는 것과 달리 한국 참여미술 진영은 동구권 사회주의 몰락과 세계화 흐름 속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개별 작가들의 고독한 각개약진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시장·대중화 기치 속에 갈수록 분화하는 현대미술 흐름 속에서 화석화한 비판적 상상력, 불투명한 전망 등이 족쇄처럼 작가들을 붙들었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었다.
국제교류전 형식 세계 겨냥
참여미술인 단체인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가 홍대 앞 대안공간들과 손잡고 지난 2일 시작한 ‘2006 아시아의 지금’전(17일까지)은 그래서 살갑다. 무기력한 타성을 벗어나 현실적 맥락에서 시장과 동시대 감성에 접근하겠다는 의도가 내비친다. 국내 작가 35명과 중국, 대만, 일본 등의 아시아권 작가 17명이 초청된 이 전시는 민미협의 세번째 정기전이나 대규모 국제교류전 형식을 차린 것은 처음이다. 특히 최근 중국 시장 진출로 급부상한 상업화랑 아라리오 갤러리의 베이징 지점에서 내년 1~2월 합동순회전도 계획하고 있어 세계 무대를 겨냥한 참여미술 진영의 첫 기획이란 점을 지나칠 수 없다.
부시 현상수배·대추리 조형물
쌈지스페이스와 대안공간 루프, 갤러리 숲에 마련된 국내외 참여작가들의 작업들을 꿰는 화두는 ‘세계화에 대응하는 아시아의 지역성(문화)’이다. 영상, 설치 등 동시대를 주도하는 새 매체 흐름과 세계화, 자본화에 대한 비판의식 등이 각기 독특한 색깔을 내며 아롱지는 작업들을 주로 보여주고 있다.
쌈지스페이스는 국내 참여미술가들의 난장이다.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색면 추상을 한국 호텔, 여관의 난장판 요지경으로 뒤틀어놓은 주재환씨의 복제화 〈몬드리안 호텔〉, 이땅 산하의 그윽한 기운과 서정을 담은 중견 판화가 김준권씨의 목판 풍경화, 철거되는 근교 농촌마을의 현실을 생각하는 인물과 풍경으로 은유한 노원희씨의 〈서비스 부대〉 등 노장 1세대들의 작업들이 관객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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