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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스포츠월드, '김준권 작가, 한국적 풍경 수묵판화 새지평 열다'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11. 27.

민중미술서 다색판화 심취
고대목판인쇄 회화적 응용
혼자 밑그림 그리고 제작



한국사진판화진흥협회(회장 황달성)가 주최하는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SIPA)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14회째인 SIPA엔 11개국 63개 화랑이 참여해 2000여점의 사진·판화 작품을 걸었다. 동산방화랑 부스에 작품을 내놓은 목판화 작가 김준권의 작품세계를 살펴본다. 그는 파인아트로서의 목판화를 고집스레 지켜오면서 한국적 분위기 물씬 풍기는 작품으로 목판화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다색 수묵목판화 작품은 번지는 발묵의 효과를 살린 것으로 수성물감이 한지에 스며든 것이 특징적이죠.”

이번에 선보인 ‘산에서’ 시리즈는 밝은 다색 풍경 작품들로 작가의 내면적 마음이 담겨있는 듯한 명상적 분위기가 배어난다.

SIPA 2008에 ‘산에서’ 시리즈와 ‘정남진 기행’ 등의 수묵목판화 작품을 건 중견 판화가 김준권은 원래 민중미술가였다. 판화가 류연복씨와 김준권의 판화는 재야집회 현장에 감초처럼 등장했다.

1990년대 초,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붕괴되고 운동권 진영도 해체를 맞던 시기다. 민중미술의 퇴보와 함께 새로운 목판화에 갈증을 느끼던 시기에 그를 사로잡은 게 바로 다색판화다.

다판·다색 목판화에 대한 조형적 이론적 탐구를 시작한 그는 해인사에서 번지기를 금기시하는 우리나라 전통 고 먹판화의 실체를 체험하기도 한다. 그때 개발한 것이 수묵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수묵(水墨)판화다.


산에서

30대 후반인 1994년 중국 루쉰 미술학원에서 목판화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중국 판화(수인목판화)를 배우기도 했다.

1997년 귀국한 그는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 한국목판문화연구소를 세우고 한국적 풍경의 전형성이 강조된 목판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수묵목판화는 먹의 농담에 따라 여러 개의 판을 판각한 한지에 먹이나 수성안료로 찍는 묽은 수성 목판화로 우리나라 고대 목판인쇄의 과정을 회화적으로 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업화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혼자서 그리고 파고 찍어낸다. 밑그림을 그리고 칼로 새긴 후에 종이에 찍어내는 공방판화 제작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것. 전통적인 목판화의 기법은 역설적이게도 화·각·인(畵刻印)의 과정이 분업화된 시스템이었다.

이에 대해 전시기획가 김진하는 “기계화영농시대에 원시적 농법을 고수한 것”이라며 “과거의 선묘판화 시대의 관행을 깨고 면판화의 경지를 개척하면서 수행성이 강조되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평했다.

글·사진=스포츠월드 강민영 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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