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홈피에 글, “선거 때 끊어준 어음 만기 돌아와”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2일 밤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금 이명박 정권은 선거 때 줄 댄 인간들 자리 마련해주느라 변비에 걸린 상태”라고 비난했다. ⓒ 연합뉴스
김윤수 현대미술관장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임 통보를 놓고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2일 “지금 이명박 정권은 선거 때 줄 댄 인간들 자리 마련해주느라 변비에 걸린 상태”라며 “문화예술계에서도 정권에 줄 댄 사람들이 줄줄이 낙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이날 밤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 ‘마르셀 뒤샹전 취소 유감’에서, “김 전 관장의 재직 기간 중에 관람객이 많이 준 것이 사실이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면 아마 사정이 달랐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술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원인이 그의 경영 미숙이었는지는 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문화부에서 김 전 관장을 쫓아내기 위해 기껏 들고 나온 이유가 마르셀 뒤샹의 가방이라고 한다”며 “한 마디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예술계에서도 정권에 줄 댄 사람들이 줄줄이 낙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에게 자리를 주려면, 쫓아내야 한다”며 “선거 때 어음을 끊어줬는데 그 어음의 만기가 돌아왔다고 해야 할까”라고 비유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 대해서도 진 교수는 “그야 정권이 바뀌었으니 문화판도 MB의 철학과 이념으로 무장한 사람들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MB의 철학과 이념으로 무장을 하면 결코 문화적일 수도, 예술적일 수도 없다”며 “도대체 MB철학과 이념으로 무장한 예술과 문화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비꼬았다.
“정권 교체에 기여한 공을 높이 사는 거야 있을 수 있는 문제”라는 진 교수는 “다만 그렇게 낙하산 메고 있는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대해 식견이 있고, 능력이 있어 일이라도 잘하면 좋을 텐데, 솔직히 그 사람들은 한 마디로 문화예술계에서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잡것’들”이라고 혹평했다.
진 교수는 “도대체 어디서 뭐하던 사람들일까. 아무튼 MB의 철학과 이념으로 무장했다는 그 사람들, 앞으로 이 나라의 문화정책을 어떻게 펴겠다는 건지, 한번 토론 좀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부의 로고에 대한 비아냥도 이어졌다. 진 교수는 “문화부의 로고가 ‘품격 있는 대한민국’인데 그거 듣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며 “그걸 안이라고 내놓고 ‘정말 좋은 생각이야’, 하고 무릎을 쳤을 걸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조소했다.
김 전 관장의 해임 사건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마르셀 뒤샹에 대해 진 교수는 “모던과 포스트모던을 통틀어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는 마르셀 뒤샹”이라며 “전시가 취소된 데에 대해서는 설이 구구한 모양인데 현대미술관 측에서도 사실대로 밝히기는 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튼 그 전시의 취소가 김 전 관장의 퇴진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며 “나랏돈으로 연예인 호텔비 대줘가면서 올림픽 응원 보내는 ‘품격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유 장관과 문화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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