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미협 선후배 동료회원 여러분들...
어젠 제가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늦게 작업이 된 대추리 주민 모판 그림을 가지고 대추리에 갔습니다.
평택 시내를 빠져 나와 대추리 초입에 들어서니 범대위 소속 회원4-5백명이 평화 행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1키로 이상 사람과 차가 줄지어
대추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거북이가 따로 없죠. 전날엔 대추리 지역주민과(미군부대 찬성하는 사람들) 범대위 식구, 대추리 주민들이
충돌이 있었습니다.여럿 다쳤다 합니다. 아마도 어제의 충돌부분에 대해서 항의의 시위인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도 한참동안 따라가다 이래선
않되겠다 싶어 비상등을 켜고 서서히 앞지르기를 하였습니다. 제가 전시장 당번도 겸할려 했었기에, 시간을 아껴야 했기 때문이지요.
다행하게 경찰이 제 차를 호위?해줘 평화행진 하는 한가운데를 잘 빠져 나왔습니다. 몇분 열심히 달려와 삼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즘 집회가 계속 있었던 관계로 경찰병력이 삼거리에 엄청 많아 졌습니다. 몇 천명은 되는가 봅니다. 대추리엔 주민이외에 아무도 못들어 가는것
같습니다. 아니 못들어 갑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불굴의 투지, 뜨거운 정열, 역전의 용사 멋진 007 출신 아니겠습니까? 어린 경찰 친구가 내게
다가와 어디 가시냐고 묻길래 대추리 간다 하였습니다. 왜 가냐구 하길래 1급 비밀이니 묻지 말라 하였습니다. ㅎㅎ
삼거리에서의 검문에 무사히 통과가 된 저는 또 다시 열심히 달려 갑니다. 좀 더가니 검문소가 한가운데 더 있습니다. 마지막 검문소이지요.
마찮가지 도착하니 신분증을 내보여 달라 합니다. 아뿔싸! 아차! 제가 옷을 갈아입고 오느라 지갑을 빠트렸지 뭡니까? 이런 낭패가...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오릅니다. 명함을 줄까? 아니다 명함에는 경찰들을 예민하게 하는 직책이 적혀있다. 민미협도 나온다. 그럼 못들어가게 하겠지?
순간 당황스러워 말을 더듬을때 아까 1급비밀이라고 하며 들어 왔던 생각이 나서, 더 이상 물어 보지 말라 하고, 제 이름과 주민번호를 가르쳐
주었습니다.열심히 적던 경찰은 들어 가시라며 내게 손짖을 합니다. 안도의 한숨이 나오며 순간 긴장했던 마음이 가라 앉았습니다.
대추리 농협창고에 도착한 저는 우선 사무실을 찾아가 대추리 지킴이 님에게 창고의 문을 열어 달라 하였습니다. 대추리엔 주민 몇분 빼곤 사람들이
아무도 없습니다. 못들어 오게 하니 그렇습니다. 젊은 지킴이님에게 제 소개를 하니 무척 반가워 하더군요, 젊고 잘생긴 지킴이님이었습니다.
예전 제 모습과 비교,스쳐 지나 갔습니다. 저도 한때는 잘생겼었는데... 엉엉엉~
창고문을 열어 대추리 주민을 그린 모판 그림을 걸고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수십여점이 함께하니 모판 그림도 아주 보기가 좋습니다.
같이 있어 힘이되고 행복한 대추리 주민분들이었습니다. 전시장을 한바뀌 돌고 그림을 바라보니 모든 그림들이 다 살아있습니다.
요즘 세상이 많이 바뀌어( 천민 자본주의의 세상) 웬만한 작가라면 다들 잘 팔리는 그림만을 그릴려 고민하고 용을 쓰는데,진정한 예술,그림은
창고에 걸려 있는 저런 그림들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실 맞지요. 그렇지만 먹고 살아야 하니 작품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다들 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스테이크용 두환이 머리 그림 그리다가,요즘은 우리의 주위에 수수하고 아름답게 피어있는 들꽃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아직 발표를 않해 잘팔리지 어쩔지 의문이 드네요. ㅎㅎ
전시장문을 열어 놓고 "들사람들"이 머무는 자리에 가봤습니다. 한 친구만이 집을 지키고 있더군요. 손님이 와도 커피한잔 대접할게 없다며 그라스에
물한컵 담아주니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습니다. 그럴줄 알았으면 뭐좀 사오는건데...
벽에는 윤기형이 뭐좀 사왔다고 들사람 식구가 써놨더군요. 멋진 윤기형~ 나중 뽀뽀해줄께!
들사람 식구한분과 전북 민미협 예쁜 여자분하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대추리의 앞날 걱정을 하다,사람들도 들어 오지 않고 시간도 어느정도
된것같아 저는 들사람 식구분과 인사를 하고 전시장으로 왔습니다. 전엔 전시장이 시끌벅적하였는데 오늘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저 혼자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 그림만 바라보다가 더 늦으면 집회로 인해 길이 막힐것 같아 집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창고문을 닫고 전 대추리를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검문소 위치에 다다랐습니다. 제 이름과 주민번호를 적던 그 경찰이 다가옵니다. 저 아저씨! 아까 무슨일 때문에
이곳에 왔다 하셨죠? 이곳 주민이십니까? 여기 사세요? 더욱 꼬치 꼬치 캐묻습니다. 우라질~ 저는 목소리를 높힐까 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1급미밀이랑께
그런다! 하며 액셀을 밟았습니다. 출발하며 백미러로 경찰을 쳐다보니 고개를 갸우뚱~ 하는군요. 에이~ 바보 같은 넘! ㅎㅎ
들어올때가 문제지 나갈때는 문제가 않되는 것 같습니다. 누가 그랬나? 들어올때는 마음대로 들어 오지만 나갈때는 마음대로 않된다고! 이건 아닙니다.
고쳐야 할 상식입니다. ㅎㅎ
삼거리에 도착하니 평화거리 행진하던 범대위 소속 회원과 대추리 주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네요. 그리고 수많은 전투경찰,사복 경찰들이 수천명입니다.
서울방향은 길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안중쪽만 길이 열려 있군요. 저는 잠시 헷갈렸지만 모든길은 다 연결되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안중쪽으로 가도
내 갈길은 나오는 거지요. 시간이 문제이지... 난 이왕 늦은거 집회에 참석하고 갈려 전투경찰 버스 바로 옆에 내 13년된 애마를 세웠습니다.
(진짜 사고 한번없이 13년째 타고 있다. 하지만 정이들어 아쉽긴 하지만 너무 오래타고 낡아 8월달에 스타렉스로 내 애마를 바꿀려 한다.)
길안내하는 하얀옷을 입은 경찰이 제게 다가와 아저씨 차 이곳에 세우면 않되는데요? 합니다. 전 서울가는 방향 길도 막혔고 하니 집회 끝날때까지
기달리려 한다고 했습니다. 않그럼 서울방향 길을 내주던가? 하고 퉁하게 쏘아 붙이고 저는 집회장소로 걸어갔습니다. 양쪽으로 줄서있는 수많은
전경들의 숲을 헤치며 걸어가는 60여미터의 거리가 왜이리 길었던지...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한참 집회를 바라보다가 제 뱃속에서 나오는 꼬르륵 소리에 깜짝 놀랬습니다. 그러구 보니 오늘 시간이 없어 아침에 계란 삶아 가지고 차에서 먹은것
밖에 없군요.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하는 대한민국 대표작가 100인 초대 희망 나눔전에 들렀다 찬국씨와 사진 한방 박고 곧바로 대추리로 왔거든요.
(찬국씨 얘기로 내그림 두점 누가 찜해 놨단다. 찜해 놓으면 뭐하누? 사가야지! ㅎㅎ)
지금 생각하니 심한 시장기도 잊고 지금까지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도 배고파 옆에 있는 사복경찰한테 이곳 근처에 뭐 먹을데 없냐고 물어보니
저 밑에 약 50여미터 가면 함바집이 있다고 합니다. 가보시라 합니다. 저는 배고픔에 집회도 잠시잊고 바쁜 걸음으로 함바집을 향하였습니다.
구멍가게도 겸하는 함바집인데 음식이 아주 푸짐하고 먹을만 하였습니다. 아줌마들이 하는데 인심도 후하고 친절하십니다. 나중 대추리 근처에 가시면
삼거리쪽에서 아줌마들이 운영하는 함바집을 꼭 들러 맛있고 푸짐한 식사를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정신없어 상호는 못봤심)
맛과 인심이 너무 후하십니다. 배터집니다.
허겁지겁 정신없이 밥을 먹은 저는 다시 집회장소로 왔습니다. 밥을 먹어 그런지 피곤이 몰려 오네요. 좀 쉬어야 겠다 싶어 차로 돌아왔습니다.
한숨자야 하겠습니다. 잠깐 있다봐용! 드르르렁 쿨~ 드르르렁~
...........................................................................................................................................쿨!
좀쉬고 일어 났더니 6시가 넘었네요. 이젠 집회가 끝났겠지 싶어 밖을 내다보니 끝나긴 뭘 끝납니까?
전 않되겠다 싶어 천일이 대표님에게 전화통화를 하고 제 애마의 액셀을 안중쪽으로 힘차게 밟았습니다. 잘달립니다.
대추리 농협창고에 그림을 내신 회원님들,제가 부탁하나 드리겠습니다. 무슨 부탁이냐면? 그림만 내시고 한번이라도 않찾아 오시거나, 아님
한번만 오셨다거나 하는 회원님들께선 시간좀 내셔서 대추리에 꼭 와달라는 것입니다. 대추리에 관심도 갖아 주시고, 전시장 당번도 하시고
좀 그러자라는 것이지요. 우리 천일이 대표님께서 너무나 고생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께서 손수 자발적으로 시간좀 내셔서 전시장 당번 좀 하시자구요.
모든분들 아셨죵? 그럼 다들 안녕히들 계시옵고 제 말씀 잊어먹지 마세용~
오늘은 제가 좀 시간이 있어서 자판을 열심히 두둘겨 보았습니다. ㅎㅎ
참! 수수께끼 퀴즈입니당! 이것 맞추면 제가 인사동에서 찐하게 쇠주한잔 대접해드립니다.
문제: 제가 살벌한 대추리 검문소를 통과하며 1급미밀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떤 말을 하였길래 통과를 하였고,1급미밀이라 했을까요?
맞추어보세요.
힌트: 저는 군에 있을때 모군단 정보과에 있었고,경찰과 아주? 친합니다. 그리고 미술학원도 하고 있어요. 맞추어 보세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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