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권하는 사회, 예술가들의 복지는?
[컬처뉴스가 뽑은 2008년 10대 뉴스]⑥비정규직 싸움과 예술인 복지
<안태호기자>
▲ 대한민국은 비정규직 권하는 나라다. KTX와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싸움은 천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정규직이 많은 나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들은 올 한해 신문과 방송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이들이거나 고용주 혹은 정부관계자일 가능성이 크다. 답은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을 자랑하는 한국이다. OECD 평균의 무려 두 배나 된다.
2007년 시행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대로 대량의 해고자를 양산했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부담을 느껴 2년 이상 근무연수를 가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더기로 내보낸 까닭이다. 당연히 수많은 사업장들에서 격렬한 반발과 싸움이 이어졌다.
올해도 비정규직 싸움은 치열하게 계속됐다. 한때 촛불집회 와중에 비정규직이 고립됐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비정규직 문제가 지금 현재의 비정규직 뿐 아니라 ‘88만원 세대’ 전체에게 회피하기 어려운 덫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었다. 그러나 일 년, 심지어 삼 년이 넘도록 싸워온 장기투쟁 사업장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여전히 차가운 바닥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이랜드일반노조의 싸움은 올해 11월 마무리되었다. 결국 노동조합 간부들의 복직문제는 끝내 해결하지 못했지만, 180여명의 조합원들은 현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반발로 교섭에 어려움을 겪던 코스콤 비정규직도 이번 달 들어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직접고용에 동의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
일부 사업장이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고 해서 비정규직 문제에 희망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KTX와 기륭전자의 싸움은 천일을 넘겼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개별사업장의 희비는 큰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이라는 숫자는 한 두개의 사업장의 정규직 전환으로 질적인 전환을 불러오기엔 너무 커버린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12월에 현재 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겠다는 내용을 2009년 경제운용방향 발표에 포함시켜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예술인들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인 상황에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 11월 대학로에서 열린 연극인복지재단의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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