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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아카이빙/2000년~2009년대 자료

검찰, ''몰수품은 국가 맘대로 한다?'' - 모내기 그림 훼손 심각

by (사)한국민족미술인협회 2020. 7. 26.

80년대 민중미술 대표작 '모내기' 사실상 폐기상태








→ 신학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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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내기'공개 신중 검토, 상당 부분 훼손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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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몰수품은 국가 맘대로 한다?''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가 한국 정부에게 '작가에게 돌려줄 것'을 권고한 신학철의 유화작품 '모내기'가 이미 심하게 훼손돼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CBS 취재결과 드러났다.


1980년대 민중미술과 통일운동을 상징하는 신학철 화백의 유화작품 '모내기'가 심하게 훼손돼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작품은 지난 99년 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몰수된 상태로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증거물과에서 보관해 왔다.

가로 130cm, 세로 163cm 크기의 유화인 이 작품은 현재 여러번 접혀서 작은 서류봉투에 넣어져 방치되고 있다. 접힌 부분의 물감이 떨어져 나가는 등 예술품으로서 사실상 폐기상태나 마찬가지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신학철씨는 이같은 사실을 지난 2000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없는 다른 압수품을 되찾으려고 검찰을 방문했다가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로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지난달 10일 그림을 화가에게 돌려줄 것을 권고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정이 무색하게 돼버렸다.

접어서 작은 서류봉투에 보관

'모내기'는 80년대 민중미술사는 물론 통일운동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서정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7년 완성된 '모내기'는 군사독재와 자본주의 문화 등을 써래질하는 장면, 깨끗해진 논에 모내기를 하는 장면 그리고 농부들과 어린이들이 추수의 즐거움을 함께하는 장면 이렇게 세 장면이 그림 아래에서부터 위쪽으로 순차적으로 그려져 있다.

반통일적 요소들을 몰아내고 통일을 이루면 두가 행복해진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검찰의 시각은 달랐다. 검찰은 그림을 한반도로 보고 아래쪽은 남한, 윗부분은 북한으로 규정했고 따라서 윗부분의 즐거운 추수 장면은 "북한을 찬양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미술계가 '공안비평'이라고 비꼬면서 강력하게 반발했고 그림의 보존을 촉구했다. 재판과정에 간여했던 미술비평가 유홍준 교수는 "PVC 관에라도 넣어서 보관해줄 것을 재판부에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모내기'는 재판이 마무리된 다음 어느 시점엔가 네모 반듯하게 접힌 채 서류봉투 속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공안비평' 반발, 보존 촉구했으나 거절

신학철 화백은 지난 주 서울중앙지검 증거물과를 찾아 '모내기'에 대한 증거물 열람신청을 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그림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공안과는 벌써 일주일이나 된 신 화백의 열람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해 결정을 미루고 있다.

증거물과 담당 직원은 "검사님이 결정을 안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실 것이고,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몰수조치된 예술품을 멋대로 방치했다가 국내외적인 반발에 부닥치자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화가 본인이 '보존상태를 확인하겠다'고 열람신청을 해오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재판과정에서 신학철 화백을 변호했던 그리고 이 사건을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소한 법무법인이 다름 아닌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한때 몸담았던 곳이라는 점이다.

화백 본의의 열람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아

'모내기'에 대한 국가보안법 적용과 사법처리과정에서 좌절한 미술계는 그림의 훼손사실이 알려지자 다시 한 번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우선 신학철 화백이 소속된 민족미술인협회는 유엔의 권고가 무시되고 있는 현실도 모자라 그림 자체가 폐기상태에 이른 점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예총 역시 '모내기' 훼손사태는 80년대 시대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보고 강력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안성배 민예총 팀장은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당시 시대정신을 훼손한 것이다"며 "반드시 공식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화백은 그림을 돌려받게 될 경우 작품훼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나가는 동시에 접힌 그림을 그대로 펴서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써 정권이 예술품에 대해 어떻게 상처를 입혔는지 똑똑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CBS사회부 정태영기자






'모내기'공개 신중 검토, 상당 부분 훼손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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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정국 때 검찰에 압수된 신학철의 유화작품 '모내기'가 심하게 훼손돼 공개를 못하고 있다는 CBS 단독보도와 관련해 검찰은 3일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공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신학철의 유화작품 '모내기'의 공개여부를 놓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검찰은 신학철의 유화작품이 훼손돼 공개를 못하고 있다는 CBS 보도와 관련해 이날 오전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검찰은 특히 작품을 공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나 이미 작품이 상당 부분 훼손된 만큼 공개시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이재원 공안2부장은 "빠르면 내일 중에라도 공개여부를 결정해 신 화백 본인에게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작품은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로 몰수됐다"고 말해 작가 본인에게 되돌려주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신학철 화백은 지난주 모내기 작품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증거물 열람신청을 했으나 검찰은 결제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뤄왔다.

이미 훼손된 작품을 공개하는데 따르는 상당한 부담감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는 80년대 민중미술과 통일운동을 상징하는 유화작품으로, 지난 99년 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몰수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최근 한국정부에 신학철의 유화작품 모내기를 작가에게 돌려줄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CBS사회부 최승진기자







검찰, ''몰수품은 국가 맘대로 한다?''

80년대 민중미술 대표작 '모내기' 사실상 폐기상태  



(CBS검찰팀 정보보고)


⊙신학철 화백 그림 훼손 관련


◈…서울중앙지검 증거물과장

= 몰수품은 그 권리가 국가에 있다. 폐기해도 아무런 이의가 없다. 경찰에서 접어서 온 것을 갱지로 말아서 보관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애당초 접힌 부분이 문제이다.


◈…서울중앙지검 이재원 공안2부장


▷공개 여부와 관련해...

= 열람 및 등사 신청에 대한 허용여부를 검토중이다. 빨리 결정해야지 않겠나. 내일 쯤 결정해 본인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반환여부는...

= 유엔이 국가차원에서 법무부에 권고한 사안으로 검찰에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법무부가 검토할 일이다.


▷작품 훼손여부

= 나는 잘 모른다. 알 일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몰수된 물품은 국고에 귀속된다. 무가물의 경우 폐기 처분이 원칙이다. 훼손여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작가가 국가에 작품을 맡겨놓은 것이 아니질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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