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부지 `미술복합공간' 탈바꿈>
`영욕의 현장' 35년만에 시민의 품으로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과거 국민적 공포의 대상이었던 국군기무사령부(사령관 송영근 중장) 부지가 미술복합공간으로 탈바꿈된다.
30일 기무사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소재 기무사 이전 예정지역 부지 매입이 최근 완료돼 2006년까지 서울 도심의 기무사 자리를 완전히 비워줄 수 있게 됐다.
기무사 관계자는 "경기도 과천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부대이전 일정이 한동안 불투명했는데 최근 신청사 부지 매입을 끝냄에 따라 부대를 당초 예정대로 옮겨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0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기무사 과천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해 과천시 전체 인구의 75%인 5만3천174명의 서명을 받아 부대 이전시 전원도시 개발이 저해된다며 강력 반발했었다.
기무사가 과천으로 옮겨갈 경우 전두환 전(前)대통령 등
신군부가 이끈 12.12 사태의 진원지가 되는 등 `영욕의 현대사'의 현장이었던 기무사 부지가 35년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문화관광부는 부지매입비 600억원과 신축예산 2천400억원을 들여 기무사 자리에 조선시대 사간원 건물을 복원하고 미술관을 포함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을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인사동과 연결되는 도로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913년 경성의대부속병원으로 건축돼 1971년 육군 보안사령부가 입주한 현 종로구 소격동 청사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나 1990년 당시 윤석양 이병의 민간인 불법사찰 폭로 이후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윤 이병의 양심선언을 계기로 기무사가 정치, 노동, 재야, 종교, 언론계 지도자 등 각계 인사들의 동향을 불법사찰하고 혹독한 고문을 가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요 사찰대상에는 김영삼, 김대중 전(前)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한승헌 전 감사원장, 김승훈 신부, 문동환 목사, 이효재 교수 등 저명인사들도 대거 포함됐다.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는 또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소재 서빙고분실(보안사 대공처 6과)을 운영, 남산에 있었던 안기부와 함께 1970, 80년대 공포정치의 대명사로 통했다.
유신정권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재야 언론인 장준하 선생이 전기고문 위협을 받고 10.26과 12.12 이후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온갖 수모를 겪은 곳도 서빙고분실이었다.
서빙고 분실은 연행된 군인, 민간인들에게 구타는 물론, 물고문, 전기고문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송영근(육군 중장.육사27기)사령관 취임 이후 권위주의적 잔재 청산과 조직 경량화 작업에 들어간 기무사는 청사 이전을 계기로 과거 오욕의 역사에서 벗어나 21세기형 선진 군정보기관으로 거듭 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ha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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