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현장을 추모와 저항의 공간으로
[살인진압] 문화예술인들, 시 노래 그림 몸짓으로 희생자 추모
최인희 기자 flyhigh@jinbo.net / 2009년01월23일 16시42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현장을 희생자 추모와 정부에 대한 저항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 영화인회의, 우리만화연대,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작가회의 등 문화예술인들은 23일 오후 1시 사고현장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제안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과잉진압으로 무고한 생명을 죽이고 유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인 부검을 실시하더니 어떠한 반성도 없이 철거민들에게 모든 탓을 넘기느라 여념이 없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 문화예술인들은 사고 현장을 추모와 저항의 공간으로 다시 만들자고 제안했다. [출처: 문화연대]
▲ 남일당빌딩에 내걸린 "여기 사람이 있다" [출처: 문화연대]
또 "앞으로 규명돼야 할 '진실'은 '화재 원인', '배후 세력' 운운하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에게 죽음을 강요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본질"이라며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가난한 서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집권 세력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자"고 촉구했다.
이들 문화예술인들은 "철거민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빼앗기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이 공간을 추모와 저항의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을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모든 시민들께 제안한다"며 "시, 노래, 그림, 몸짓을 통해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선 문동만 시인의 추모시 '죽여서 죽었다'도 낭송됐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여기 사람이 있다'는 글과 '너희가 누구인지 그 때 알았다(송경동)'는 제목의 추모시가 새겨진 대형 천을 사고 현장인 남일당빌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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